`한밤에 매미 울어도 미워마세요`…빛공해에 달라진 번식공식

by전재욱 기자
2022.07.28 13:50:52

일출과 일몰 사이 5~20시 활동하는 매미
도심에서는 생태 특성 거슬러 야간에 울음
열섬 현상과 빛공해로 밤에도 잠못드는 탓

[이데일리 전재욱 기자] `맴 맴 메에` `치 치 치르`

한밤에 우는 매미 울음에 잠을 청하기 어렵다면 마냥 화를 낼 일은 아니다. 도시의 기온 상승과 빛공해로 낮에만 활동하는 매미가 밤에 잠들지 못하기 때문이다.

서울시에서 주로 관찰되는 매미 3종. 왼쪽부터 말매미, 참매미, 쓰름매미.(사진=서울시보건환경연구원)
28일 생태학계에 따르면, 매미의 울음 활동(번식기)은 기간과 시간으로 구분해볼 수 있다. 기간으로 보면 장마가 그치고 기온이 오르는 7월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한다. 울음소리를 내는 체내 근육은 기온이 오르면 활성화하기 때문이다.

시간으로 보면 해가 뜨는 일출부터 지는 일몰까지다. 빛에 자극을 받는 `주광성 곤충`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나방이나 오징어 따위가 빛에 이끌려 활동을 시작하는 것과 비슷하다. 주로 우는 시간은 대략 5~20시다. 매미가 아침부터 울어대는 이유는 이런 생태적 특성이 작용한 까닭이다.

울음소리는 아침과 오전에 최고조에 이른다. 간밤에 체력을 비축해두고 막 활동을 하기 시작한 무렵이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매미의 울음은 번식을 위한 구애 행위이고, 구애가 짝짓기로 이어지려면 활동이 왕성한 시간이 적합하다.

종합하면 매미 울음은 기온이 오르고 해가 뜨면 시작하고, 해가 지고 이로써 기온이 낮아지면 그치는 경향을 보인다. 이런 식의 생태 습관은 가을까지 이어진다. 번식 기간은 종마다 차이가 있지만 대략 20~30일로 관측된다. 이 기간에 번식에 성공해야 한다.



도시에서 서식하는 매미는 이런 생태적 특성을 거스르는 경향이 있다. 열섬 현상으로 기온이 내려가지 않고, 조명 탓에 빛이 사라지지 않아 매미 생태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기후 변화와 연관한 열대야까지 겹쳐 매미의 혼동을 부추기는 측면이 있다.

지난 26일 오후 서울 서초구 반포한강공원에서 시민들이 시원한 강바람을 맞으며 열대야를 이겨내고 있다.(사진=뉴스1)
서울시보건환경연구원이 지난해 조사한 결과를 보면, 7~9월 서울 강남구와 송파구 일대 매미 울음소리를 조사한 결과 말매미가 3~4시간 더 오래 울었다. 참매미도 같은 시간대에 울음을 그치지 않았다. 말매미와 참매미는 애초 5~20시 우는데 자정 가까이 울음을 이어간 것이다. 이 지역은 야간 조명이 설치돼 야간에도 조도(빛의 밝기)가 밝은 것이 특징이었다.

앞서 기경석 상지대 교수(환경조경학)는 2016년과 2018년 쓴 매미 울음소리를 연구한 논문에서 매미가 야간에 번식울음을 하는 것이 빛공해 영향이라는 점을 밝혔다.

근본적인 해결책은 조도를 아예 낮추는 것이다. 어려우면 밝기를 인식하기 어려운 친환경 조명을 달면 된다.

녹지 공간을 넓게 조성해 매미를 분산하는 것도 방법이다. 매미 소리가 유난히 시끄러운 이유는 매미가 몰려서 우는 탓이고, 서식지가 협소한 것이 원인으로 꼽힌다.

매미가 주로 기대는 활엽수를 침엽수로 교체하거나 섞어서 식재하는 방안도 고려된다. 매미의 상위 포식자 조류나 설치류가 서식할 환경을 조성해 먹이 활동을 유인하는 것도 대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