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박지혜 기자
2018.10.19 15:16:30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이른바 ‘강서구 PC방 살인사건’ 피해자 신모(21) 씨를 치료한 남궁인 이화여대부속목동병원 응급의학과 임상조교수가 신씨가 응급실에 실려왔을 당시를 떠올리며 사건에 대한 엄중한 처벌과 진상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남궁 교수는 19일 오후 페이스북에 “나는 ‘강서구 PC방 피해자의 담당의였다”며 “처음엔 사건에 대해 함구할 생각이었지만 CCTV나 사건 현장 사진까지 보도돼 입을 연다”며 긴 글을 남겼다.
그는 “일요일(지난 14일) 아침 팔과 머리를 다친 20대 남자가 온다는 연락을 먼저 받았다”며 “그(신 씨)는 침대가 모자랄 정도로 키가 크고 체격이 좋았다. 검은 티셔츠와 청바지에 더이상 묻을 자리가 없을 정도로 피투성이였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어 “상처가 너무 많았다. 게다가 복부와 흉부에는 한 개도 없었고 모든 상처는 목과 얼굴, 칼을 막기 위했던 손에 있었다”면서 가해자의 고의성을 주장했다.
남궁 교수는 그러면서 “미친 XX라고 생각했다. 어떤 일인지 모르겠지만 어쨌건 미친 XX라고 생각했다. 피를 막으면서 솔직히 나는 극렬한 원한으로 인한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같이 온 경찰이 말다툼이 있어서 손님이 아르바이트생을 찌른 것이라고 알려줬다. 모든 의료진이 그 사실을 듣자마자 욕설을 뱉었다”고 밝혔다.
그는 “참담한 죽음이었다. 얼굴과 손의 출혈만으로 젊은 사람이 죽었다. 그러려면 정말 많은, 의도적이고 악독한 자상이 필요했다”며 “그럼에도 의사로서 막을 수 있지 않았을까. 그렇게 복잡한 심경의 나날들을 보내고 있을 때 보도된 현장 사진을 봤다. 그것을 보고 그가 내 앞에 왔을 때 이미 그 자리에서 온몸의 피를 다 쏟아내고 왔던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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