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저기서 도와주네'..카카오 임지훈 체제 2년, 분위기 ↑

by김유성 기자
2017.09.05 14:15:07

카카오재팬 일본 사업 첫 성과..해외 사업 기대감↑
실적 개선되고 주가 오르고 → 취임초기 불안감↓

[이데일리 김유성 기자] 임지훈 카카오 대표 체제가 만 2년이 됐다. 올해 중반까지만 해도 조기 CEO 교체설까지 나돌았다.

그러나 지난 8월 카카오뱅크가 시장에 안착하고 2분기 실적이 반등하는 등 호재가 계속되면서 그의 입지가 단단해지고 있다.

지난 4일 블룸버그통신은 카카오재팬의 김재용 대표와의 인터뷰를 통해 일본 시장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고 보도했다. 카카오재팬이 지난해 4월 출시한 만화 플랫폼 ‘픽코마’가 일본 가입자 유치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것이다.

픽코마는 카카오가 웹툰과 소설 등을 유료화해 서비스하는 ‘카카오페이지’의 일본 현지판이다. 블룸버그는 픽코마의 월간 이용자 수가 200만명을 돌파했고 내년에는 월 매출액 10억엔을 넘어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블룸버그는 2020년 일본 도쿄 증시 상장도 고려해볼 만하다고 전했다. 카카오 관계자는 “구체적인 내용이 결정된 것은 없다”면서도 “카카오재팬의 가파른 성장세를 지속시키기 위한 여러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카카오뱅크의 돌풍도 호재다. 카카오뱅크 가입자 수는 서비스 시작 한 달 만에 300만을 돌파한 상태다.

2분기 카카오 실적도 반등했다. 2분기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24% 증가한 4684억4300만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68% 증가한 446억3800만원을 올리며 실적 부진 우려를 잠재웠다.



주목할 만한 점은 답보 상태였던 광고 비즈니스가 증가세로 돌아선 것이다. 카카오의 2분기 광고 매출은 같은 기간 11% 늘어난 1513억9800만원이었다. 콘텐츠 매출도 24% 증가한 2362억7200만원이다. 국내 최대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 ‘멜론’을 보유한 로엔의 실적이 포함됐지만 웹소설과 웹툰, 이모티콘의 판매도 늘었다. 카카오페이지와 카카오톡 이모티콘을 포함한 ‘기타 콘텐츠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88% 증가한 405억원으로 집계됐다.

덕분에 주가도 오름세다. 올해초 7만원대까지 떨어졌던 카카오 주가는 5일 현재 12만3000원까지 오른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임 대표는 카카오톡과 인공지능(AI) 두 가지 분야에 집중하고 있다”며 “나머지 서비스는 제휴 등 더 잘하는 업체한테 맡기고 있다”고 말했다.

카카오는 자동차·운송과 관련한 모빌리티 부문을 제외한 다른 O2O 사업은 제휴를 통해 풀어가고 있다. ‘카카오주문하기’는 배달콜센터 대행업체 ‘씨엔티테크’가 하고 있다.

사실 O2O사업은 임 대표의 발목을 잡아왔다. 임 대표 취임전 시작했던 카카오택시는 95% 이상의 택시기사들이 사용하는 앱이 됐지만 수익 창출은 아직 묘연하다. 카카오는 지난 7월 카카오모빌리티를 분사했다. 카카오 모빌리티 등 기존 카카오가 공을 들였던 O2O 사업은 정주환 카카오모빌리티 대표가 지휘하고 임 대표는 ‘카카오톡 만능플랫폼’ 만들기에 주력한다. 임 대표는 AI와 결합된 생활 편의 기능을 추가하고 결합한다는 목표다. 광고 등에서도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방침이다.

카카오뱅크에 대한 지분 획득도 숙제중 하나다. 카카오가 갖고 있는 카카오뱅크 지분은 은산분리 원칙에 따라 10%(비의결권 주식 포함)다. 본격적인 금융 사업을 위해서는 법 개정을 통한 지분 확대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