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적자 늪에 빠진 LGD…유동성 확보 총력

by박미경 기자
2023.05.22 18:15:40

LGD, 올해 1분기 1兆원대 대규모 적자
부채비율 1년 새 159%→248% 늘어
유동성 확보 위해 LG전자로부터 장기차입 실시
“하반기 수주형 사업 성과 확대로 흑자 전환 기대”

[이데일리 마켓in 박미경 기자] LG디스플레이(034220)가 부정적인 수급환경으로 인해 최근 4개 분기 연속 대규모 적자를 기록했다. 사업 경쟁력 강화와 운영 자금 확보를 위해 LG전자로부터 1조원 규모의 자금수혈을 받는 등 유동성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 (사진=이데일리 DB)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2022년 2분기 -4883억원 △3분기 -7593억원 △4분기 -8757억원 △2023년 1분기 -1조984억원 등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올해 1분기 매출액은 4조4111억원으로 전년(6조4714억원) 동기 대비 31.8% 급감했다.

차입금 비중이 늘어나면서 재무레버리지 부담도 커졌다. 순차입금(차입금-현금 및 현금성자산) 규모는 지난해 1분기 말 9조6867억원에서 올해 1분기 말 14조9672억원으로 늘었다. 같은 기간 순차입금비율은 61%에서 126%로, 부채비율은 159%에서 248%로 뛰었다.

보유 현금이 줄어들자 LG디스플레이는 유동성 확보를 위해 장기차입을 실시했다. 지난 4월 말 최대주주인 LG전자로부터 1조원의 대규모 자금 수혈을 단행했다.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사업 경쟁력 강화와 운영자금 확보를 위해서다. 오는 2026년 3월이 차입금 만기이며, 이자율은 연 6.06%다.

기존 은행권에서 선제적으로 단기 차입금 등을 조달해 계열사를 통한 차입을 선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LG디스플레이는 이미 KDB산업은행으로부터 3조2529억원의 장기차입금, 한국스탠다드차타드은행에서 2조5604억원의 단기차입금을 각각 원화와 외화로 조달한 바 있다. 이어 공·사모사채도 1조3886억원어치 보유 중이다.

주요 재무지표들이 나빠지자 국내 신용평가사 3사는 모두 LG디스플레이의 신용등급을 기존 ‘A+’에서 ‘A’로 낮췄다. 통상 신용등급이 하락하면 자금조달 여건이 악화된다. LG디스플레이는 신용 리스크가 부각되면서 지난해 2월 이후 1년 넘게 공모채 시장에 나서지 않고 있다.



하현수 한국기업평가 연구원은 “대규모 영업적자에 따른 상각전영업이익(EBITDA) 적자 전환으로 투자를 위한 자체 재원 마련이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자금소요 대부분을 금융기관, 계열사 및 고객사 등 외부차입에 의존함에 따라 당분간 과중한 재무 부담이 이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LG디스플레이의 현금창출력을 나타내는 EBITDA는 -427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2553억원) 대비 큰폭의 감소세를 보였다.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LG디스플레이는 흑자전환을 위해 LCD(액정표시장치) 공장 가동률을 낮춰 재고를 최소화하고, 설비 투자 대신 연구개발 투자를 늘리는 등 차입금 수준을 통제한다는 계획이다. 또 수주형 사업의 매출 비중을 기존 40%에서 70%로 늘린다.

LG디스플레이는 “2022년 현금 기준으로 연간 약 5조200억원 규모의 설비 투자를 집행했다”면서 “올해는 재무 안정성 확보를 위해 전년 대비 축소한 3조원대로 집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TV제품은 OLED TV로 프리미엄 시장을 확장하고, 게이밍·투명 등 신규 사업 추진을 통해 사업 포트폴리오를 강화해 나가고 있다”며 “LCD는 커머셜 차별화 제품과 글로벌 고객 중심으로 사업 안정성을 확보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IT용(모니터, 노트북PC, 태블릿 등) OLED 등 중형 OLED 부문에서 태블릿 PC용에 대한 투자를 진행 중이다. 오는 2024년을 목표로 양산과 공급체제 구축에 나섰다. 올해 1분기 기준 LG디스플레이의 판매 제품군별 매출 비중은 TV용 패널 19%, IT용 패널 38%, 모바일 및 기타 부문 43%다.

김성현 LG디스플레이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달 열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을 통해 “전방 산업의 실판매 부진이 지속되는 가운데 당분간 패널 수요가 세트 판매를 하회하는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그러나 하반기부터는 모바일 제품 출하 증가 등 수주형 사업 성과 확대로 흑자 전환을 기대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