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중기 수출, 1171억달러로 역대 최고…효자 품목은?

by함지현 기자
2022.01.20 15:30:00

합성수지·의약품 등 40% 이상 성장…성장 견인
특정 품목 아닌 다양한 품목 성과 긍정적
수출 중기, 지난해 4.4만개 일자리 창출…정부, 지원 강화

[이데일리 함지현 기자] 지난해 중소기업 수출이 1171억달러로 역대 최고의 실적을 기록했다. 전세계적 물류대란, 코로나19 장기화 등으로 어려움이 지속했으나 전년 대비 16.2%의 증가율을 기록하며 위기를 기회로 만든 모습이다.

(사진=중소벤처기업부)
수출 증가율 첫 두 자릿수 성장…40%대 증가 품목도

20일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지난해 중기 수출은 1171억달러로 2020년 1052억달러 대비 16.2% 증가했다. 수출 증가율이 10% 이상을 기록한 것은 2010년 통계작성 이래 처음이다.

아울러 수출 1000만달러 달성 기업도 2294개사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5000만달러 달성 기업 250개사, 1억달러 달성기업 66개사도 모두 사상 최고치이다. 다만, 전체 수출 중소기업 수는 9만 2347개사로 2020년 9만 4900개사 대비 2.7% 감소했다.

중소기업 수출은 특정 품목에 집중되지 않고, 다양한 품목에서 성과를 보인다는 것이 긍정적인 특징이다. 중소기업 10대 품목 집중도는 32.6%로 우리나라 총수출 10대 품목 집중도 56.6%보다 낮게 나타났다.

총수출 10대 품목은 반도체가 지난해보다 29% 증가한 1247억달러 수출로 1위를 차지했다. 이어 자동차(437억달러), 석유제품(372억달러), 합성수지(250억달러) 등이 뒤를 이었다.

중소기업 수출은 플라스틱 제품이 57억달러로 전년대비 10.1%의 증가율을 보였다. 화장품(53억달러), 자동차부품(41억달러)도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특히 합성수지(41억달러)와 의약품(33억달러), 반도체(33억달러)는 각각 46.4%, 46.6%, 44.6%의 성장세를 기록하며 수출 성과를 견인했다.

중소기업 중에서도 기업유형별로 살펴보면, 벤처기업, 창업기업, 소상공인 모두 수출이 증가하며, 새로운 수출 성장동력으로 자리매김했다.

벤처기업 수출은 228억달러로 중소기업 수출의 19.5%를 차지했다. 중소기업 수출 품목 6위에 오른 의약품이 벤처기업 내에서는 1위를 기록한 것이 특징이다. 창업기업 수출은 223억달러를 기록하며 중기 수출의 19.1%로 나타났다.

소상공인 수출은 111억달러를 기록했다. 전년대비 증가율이 19.2%로 전체 중소기업 성장률 16.2%보다 높게 나타났다. 온라인 수출 활성화 등으로 수출 진입장벽이 낮아지면서, 소상공인들의 수출 도전이 더욱 확대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소상공인의 온라인 수출은 전년 대비 49.4% 증가한 1억 1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사진=중소벤처기업부)
주요 수출국, 중국·미국·베트남…중기부 “수출 열기 계속”

수출 상위 10개국 수출액이 모두 고르게 증가한 가운데, 수출이 가장 많은 국가는 중국(252억달러), 미국(150억달러), 베트남(114억달러)였다. 10대 국가 중 독일의 증가율이 38.9%로 가장 높았다.

최대 수출국인 중국은 반도체장비·합성수지 위주로 증가세를 유지하며 역대 대중국 수출액 중 2위를 기록했다. 미국은 최대 수출 품목인 자동차부품의 부진에도 플라스틱제품, 화장품 등이 성장을 견인하며 역대 대미 수출액 중 1위의 성과를 냈다. 독일은 자가진단키트 수출 급증, 희토류 등 금속광물 수출이 늘면서 10개국 중 최대 증가율을 보였다.

중소기업 온라인 수출은 전년대비 91.7% 성장한 6억 7000만달러로 집계됐다. 온라인 수출기업 수도 92.7% 증가한 3148개를 기록했다. 온라인 수출이 중소기업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아직 0.6% 수준으로 미미한 수준이지만 매년 급격히 성장하고 있다.

수출 중소기업은 지난해 총 4만 3770개의 일자리도 창출했다. 고용 증가율은 4.1%다. 특히 고용증가율은 수출액이 클수록 높게 나타났다. 수출액 100만달러 미만 기업의 고용증가율은 3.2%였는데, 1000만달러 이상 기업은 7.5%였다. 1억달러 이상 수출기업은 기업당 평균 37.9명씩 추가 채용했다.

중기부는 신기록을 달성한 수출열기를 이어나갈 수 있도록 정책적 뒷받침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먼저, 물류바우처 예산을 확대 편성해 상시접수 및 신청 후 1개월 내 신속지급 절차를 마련했다. 국적선사(HMM)와 협업해 중소기업 전용 선적공간을 제공하고, 고정운임으로 해상물류를 이용할 수 있는 장기운송계약 체결도 지원한다. 페덱스(Fedex), 디에이치엘(DHL) 등 특송사의 특송물류비도 최대 66%까지 할인받을 수 있다.

수출 중소기업 성장단계별 지원으로 스케일업에 집중하고, 중소기업 수출 주력 품목인 K-뷰티, K-푸드와 같은 유망소비재와 의약품·반도체도 중점 지원한다. K-스타트업센터에서 현지 액셀러레이팅을 제공하고, 글로벌기업과 협업한 현지 실증 기회도 확대하는 등 글로벌 진출도 돕는다.

온라인수출 강화를 위해 아마존, 틱톡 등 글로벌 쇼핑몰 입점을 지원은 물론, 물품 창고보관, 포장, 배송 등을 원스톱으로 제공하는 풀필먼트 지원도 지난해보다 3배 확대한다.

강성천 중기부 차관은 “어려운 대내외 환경에서도 수출 중소벤처기업은 위기를 기회로 만들면서 최근 10년간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며 “중기부는 이런 수출 중소기업이 올해도 성장동력을 지속할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