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기 장관 “집단소송, 실제 작동할 수 있게 도입돼야”(종합)

by노희준 기자
2018.12.13 14:48:17

법무부, 전문가 참여 관련 포럼 개최
"집단소송, 국민과 기업 함께 성장하는 기반"
"유명무실 제도 우려" vs "집단소송 확대 신중해야"

박상기 법무부 장관(가운데)이 13일 서울 여의도 63빌딩 라벤더홀에서 열린 ‘전문가가 바라본 집단소송제 도입 필요성 및 개선방향’ 선진법제포럼에서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있다. <사진=법무부>
[이데일리 노희준 기자] 박상기 법무부장관이 13일 “집단소송제가 실제 작동할 수 있도록 도입돼야 한다”고 밝혔다. 집단소송은 가습기 살균제 사태 등 피해자가 다수인 상황에서 일부 피해자가 전체를 위해 소를 제기하고 모든 피해자가 함께 구제받는 제도다. 현재 증권 분야에만 도입돼 있어 법무부는 이를 일부 분야로 확대하려고 하고 있다.

박 장관은 이날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전문가가 바라 본 집단소송제 도입 필요성 및 개선방향’을 주제로 열린 ‘2018 선진법제포럼’에 참석, “그 어느 때보다도 집단소송제 도입에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며 이 같이 말했다.

그는 “소비자의 이익만을 위해 도입하고자하는 게 아니다”며 “집단소송 도입을 통해 소비자 피해 구제를 도모함과 함께 기업의 준법경영 수준을 높여 국민과 기업이 함께 성장하는 공정성장이 기반을 마련하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법무부는 지난 9월 김종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의원입법(증권관련 집단소송법 개정안) 형식을 빌어 집단소송제 확대도입 방안을 내놨다. 집단소송 대상을 제조물책임, 담합・재판매가격유지행위, 부당 표시・광고행위, 금융소비자보호 분야, 개인정보보호 분야, 식품분야, 금융투자상품 분야로 확대하고 집단소송절차・허가요건을 일부 개선했다.

이날 주제 발표에 나선 함영주 중앙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법무부 안에 대해 “원칙적으로 범위 제한 없는 일반적인 집단소송제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면서도 “법무부 방안은 적용범위를 확대함으로써 일반적인 집단소송제로 한걸음 다가갔다는 점에 의의가 있다”고 평가했다.

또한 “단체소송 및 이른바 옵트인(Opt-in)방식(소송 참가신청을 한 구성원에게만 판결의 효력을 부여하는 방식)은 한계가 있다”며 “법무부방안은 대표당사자소송형태를 유지함으로써 소송제도를 활용하지 못하는 다수의 피해를 실제로 구제할 수 있는 방안을 취하고 있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고 덧붙였다.



다른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정부안에 대한 평가가 엇갈렸다.

김주영 법무법인 한누리 대표 변호사는 법무부 안에 대해 “집단소송제 실효성 제고를 위한 장치가 빠져 활용되기 어려운 유명무실한 제도가 될 것”이라며 “집단소송 활성화를 위해서는 기업의 불법행위를 입증할 증거가 기업에 독점돼 있는 상황을 시정해야 하지만 법무부 개정안에서는 기업에 대해 구체적인 답변 요구나 증거 수집을 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정선주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집단분쟁해결제도는 원칙적으로 모든 집단분쟁을 적용대상으로 삼아야 하기에 특정분야를 중심으로 제도화가 이뤄져서는 안 된다”며 “법무부의 옵트아웃 방식은 절차에 전혀 관여하지 않은 피해자가 제외신고를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소송결과에 구속된다는 점에서 절차적 기본권 보장의 위반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송해연 대한변호사협회 공보이사는 “집단소송의 가장 큰 문제는 너무 소송이 오래 걸리는 점”이라며 “현실적으로 소송허가결정에 관해 심리기한의 제한을 두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집단소송을 하려면 본안소송에 앞서 법원의 허가 결정을 받아야 한다. 특히 현 집단소송법은 법원의 집단소송 불허 결정에 대한 피해자의 불복뿐만 아니라 허가 결정에 대한 기업의 불복(즉시항고)을 1·2·3심 3차례에 걸쳐 허용하고 있어 사실상 6심제로 이뤄지고 있다.

반면 기업측 입장을 많이 대리해온 이숭희 법무법인 화우 변호사는 “일반 집단소송법은 가해기업에 대한 징벌로 작용할 우려를 지우기 어렵다”며 “집단소송 제기만으로도 업계의 평판을 중요한 기업자산으로 삼는 기업들에게는 비가역적인 타격을 줄 수 있다고 상장기업은 주가하락과 같이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게 된다”면서 집단소송 확대에 신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법무부는 이날 제시된 의견을 바탕으로 집단소송법안의 국회 심사과정에서 필요한 사항이 보와되도록 적극 지원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