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세은 "시즌 마지막 한국에서…꿈꿔온 갈라 공연 기대 커"
by장병호 기자
2022.07.25 15:22:27
파리 오페라 발레 동양인 최초 수석무용수
승급 이후 1년 만에 고국서 금의환향 무대
"배움의 자세로 10년…인정 받으며 성장해"
'로미오와 줄리엣' 발코니 파드되 등 선보여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프랑스 발레는 굉장히 어려운 춤을 쉽게 추는 우아함이 있어요. 그 아름다운 춤을 내 것으로 만들어 한국에서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세계 정상급 발레단인 프랑스 파리 오페라 발레에서 동양인 최초 수석무용수(에투알(Etoile))로 활동 중인 발레리나 박세은(33)이 에투알 승급 1년여 만에 고국에서 금의환향 무대를 갖는다.
| 프랑스 파리 오페라 발레 최고 수석무용수(에투알) 박세은이 25일 서울 광진구 세종대에서 연 기자간담회에서 기자들 질문에 답하고 있다. 박세은은 오는 28~29일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에서 파리 오페라 발레 ‘2022 에투알 갈라’를 공연한다. (사진=롯데콘서트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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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은은 25일 서울 광진구 세종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지난해 에투알이 된 뒤 바쁜 시즌을 보냈다”며 “1년 동안 정말 행복하게 무대에 올랐는데, 시즌의 마지막을 한국에서 마치게 돼 정말 설렌다”고 말했다.
박세은이 단원으로 활동 중인 파리 오페라 발레는 17세기 후반 창단한 세계 최고(最古) 발레단이다. 박세은은 지난해 6월 ‘로미오와 줄리엣’ 공연을 마친 뒤 파리 오페라 발레 최고 수석무용수에 해당하는 에투알로 승격했다. 파리 오페라 발레에서 동양인 무용수가 에투알이 된 것은 박세은이 처음이다. 2011년 준단원으로 입단해 10년 만에 이룬 쾌거였다.
에투알 승격 이후 박세은은 ‘지젤’ ‘돈키호테’ ‘라 바야데르’ ‘랩소디’ 등에서 주역을 맡으며 쉼 없이 활동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 할리우드 볼에서 갈라 공연을 마친 뒤 지난 23일 귀국했다. 박세은은 “시즌이 끝날 때라 몸도 마음도 많이 지쳐 있는 상태인데, 사실 무용수는 지쳤을 때 좋은 춤이 나온다”며 웃었다.
박세은의 금의환향 무대는 오는 28일과 29일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에서 여는 파리 오페라 발레의 ‘2022 에투알 갈라’다. 박세은과 함께 파리 오페라 발레 에투알로 활동 중인 폴 마르크, 도로테 질베르, 발랑틴 콜라상트, 제르망 루베를 비롯해 총 10명의 단원들이 출연해 발레단 대표작 중 주요 장면을 선보인다.
박세은은 “프랑스에서 활동하면서 파리 오페라 발레 단원들과 함께 하는 갈라 공연을 한국에서 하는 걸 오랫동안 꿈꿔왔다”며 “이번엔 정말 좋은 작품들을 들고 왔고, 무엇보다 제가 정말 아끼는 파리 오페라 발레 친구들과 함께 해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 프랑스 파리 오페라 발레 최고 수석무용수(에투알) 박세은(왼쪽)이 25일 서울 광진구 세종대에서 연 기자간담회에서 파트너인 폴 마르크와 함께 주요 장면을 연습하고 있다. (사진=롯데콘서트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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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은이 파리 오페라 발레 에투알까지 오를 수 있었던 것은 어려운 춤을 쉽고 우아하게 표현하는 프랑스 발레를 자신의 것으로 만들기 위해 꾸준히 연습한 결과였다. 박세은은 “프랑스 사람들은 어떻게 이렇게 아름답게 춤을 추는지 배우고 싶은 마음이 더 컸다”며 “그렇게 꾸준히 배우며 춤을 추다 보니 인정도 받고 팬도 생기면서 자연스럽게 성장한 것 같다”고 지난 10년을 돌아봤다. 파리 오페라 발레의 리오넬 델라노에 발레 마스터(지도위원)는 “박세은은 처음 봤을 때부터 보통이 아니었다”며 “매년 승급을 거듭해 에투알이 됐을 때 정말 기뻤고 대단하다고 생각했다”며 박세은을 치켜세웠다.
박세은은 이번 공연에서 제롬 로빈스가 안무한 ‘인 더 나이트’의 한 장면, 그리고 루돌프 누레예프가 안무한 ‘로미오와 줄리엣’ 중 발코니 파드되(2인무)를 선보인다. 2020년 파리 오페라 발레 에투알로 승급한 프랑스 출신 발레리노 폴 마르크(26)가 박세은의 파트너로 호흡을 맞춘다. 박세은이 “우리 발레단을 대표하는 간판스타”라고 소개한 폴 마르크는 “박세은은 동료를 넘어서 서로 믿는 친구”라며 “오래 전부터 오고 싶었던 한국에서 공연하게 돼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 프랑스 파리 오페라 발레 최고 수석무용수(에투알) 박세은(오른쪽)이 25일 서울 광진구 세종대에서 연 기자간담회에서 파트너인 폴 마르크와 함께 주요 장면을 연습하고 있다. (사진=롯데콘서트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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