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도운 건 남편”… 이수정, 2년 전 ‘고유정 발언’ 해명

by송혜수 기자
2021.12.03 17:03:01

[이데일리 송혜수 기자] 국민의힘 공동선대위원장으로 합류한 이수정 경기대학교 범죄심리학 교수가 최근 불거진 ‘고유정 옹호 발언’에 대해 “고유정이 아닌 고유정 남편을 도운 것”이라고 해명했다.

2019년 이수정 경기대학교 범죄심리학 교수가 ‘고유정 사건’을 언급하며 강연하고 있다.(사진=‘경인일보’ 공식 유튜브 채널)
그는 3일 언론 인터뷰에서 “내가 옹호한 사람은 남자, 즉 고유정 남편”이라며 고유정 옹호 발언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이 교수에 따르면 그는 아들 살해 혐의를 의심한 고유정 남편의 부탁으로 고유정의 심리를 분석하는 등 범죄 피해자 편에서 활동했다. 당시 그는 고유정에 대해 ‘경계성 성격 장애’라는 진단을 내렸고, 전 남편뿐 아니라 아들을 살해했을 가능성도 높다는 의견을 냈다.

이 교수는 “범죄자 고유정의 심리를 분석하고, 그 입장에서 사건 경위를 재구성하는 범죄심리학자의 작업 방식을 몰라서 나오는 오해”라며 “경계성 인격 장애가 되면 어떤 심리상태에서 범죄를 저지르는지를 설명하기 위해 해당 발언을 한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난 고유정에 대해 누구보다 엄벌을 강조했던 사람”이라며 “강연 당시에도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는데 이번 논란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라고 강조했다.



전 남편과 의붓아들을 살해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고유정이 지난해 2월 20일 오후 1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제주지법에 도착해 호송차에서 내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앞서 지난 1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이수정, 토막살인범 고유정 심정 이해 가’라는 제목의 영상이 공개됐다. 해당 게시글에는 지난 2019년 6월 경인일보 대회의실에서 열린 미래사회포럼에서 ‘범죄, 왜 발생하지 않는가? 왜 발생하나’라는 주제로 진행된 강의 영상이 담겼다.

당시 이 교수는 해당 강의에 참석해 “고유정이 되어 상상을 해보면 왜 안 그랬겠느냐. 너무 그 여자(고유정)의 심정이 이해가 된다”라며 “고유정 입장에서 보면 현재 남편은 아주 문제가 많은 사람이니까, 이용해 먹고 싶은데 한정된 재산이 있으니까 의붓자식하고 나누기 싫었을 거다. 친자식이 있는데 (나누고 싶겠나?)”라고 말했다.

이어 이 교수는 “고유정의 기본적인 이해도는 그런 기준으로 보면 굉장히 당연한 선택”이라면서도 “다만 멀쩡한, 일반 사회화가 된 인간들은 그게 나쁜 거라는 걸 안다. 그렇게 하면 안 된다는 걸 알고 내 아이가 귀중하면 내 남편의 아이도 귀중하다는 걸 알아야 하는데, 그러려면 당장 나의 욕망을 컨트롤해야 하지 않나. 전처 자식이 뭐가 예쁘겠나. 꼴보기 싫다는 욕망을 억제해야 한다는 게 인간의 도리라는 것”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온라인상에서는 갑론을박이 펼쳐졌다.

일부 누리꾼들은 “범죄자를 옹호하는 것이냐”, “살인이 이해가 될 수 있는 행위인가” 등의 비판적 의견을 냈다. 반면 이 교수가 프로파일러인 만큼 생각의 범주를 넓힌 것이라며 옹호하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

한편 고유정은 지난 2019년 5월 제주의 한 펜션에서 전 남편 강씨를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유기한 혐의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그는 같은 해 3월 의붓아들을 질식시켜 살해했다는 혐의도 받았는데, 재판부는 해당 혐의에 대해선 증거불충분으로 무죄를 선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