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해외부동산 규제 세진다

by원다연 기자
2021.07.26 15:30:00

[2021세법개정]
가상자산 자체 압류, 거래소에서 매각
보유 중인 해외부동산도 신고 의무화
허위 세금계산서 발행하면 명단 공개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23일 서울 광화문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2021 세법개정안 브리핑’에서 주요내용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기재부)
[세종=이데일리 원다연 기자] 정부가 가상자산과 해외부동산에 대한 납세 빈틈 차단에 나선다. 압류한 가상자산은 거래소에서 바로 매각할 수 있도록 규정을 보완하고, 해외부동산에 대해서는 과거부터 보유 중인 것까지 신고하도록 신고 대상을 확대한다.

기획재정부는 26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2021년 세법개정안’을 발표했다. 정부는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에 재산을 숨겨 납세를 피하는 악의적 체납을 더 샅샅이 잡아낼 수 있게 강제징수 규정을 보완한다.

국세청은 앞서 지난 3월 비트코인 등에 사업소득 수입금액, 상속·증여재산을 은닉한 고액체납자들로부터 366억원을 강제징수한 바 있다. 국세청은 체납자가 가상자산 거래소에 보유하고 있는 가상자산 반환, 매각청구권 등을 채권으로 보고, 거래소를 제3채무자로 해 ‘채권 압류’ 규정을 통해 이를 압류했다.

그러나 이와 같은 강제징수 방식은 가상자산이 개인 전자지갑 등에 보관돼 있을 때에는 적용이 어렵다. 거래소에 보관돼 있는 경우라고 하더라도 체납자가 명의만 빌려준 것일뿐이라고 주장하며 압류에 불복하는 경우 등에는 징수가 어려운 한계가 있다.



이에 정부는 이번 세법개정을 통해 가상자산 자체를 이전받는 방식으로 압류가 가능하도록 하고, 압류한 가상자산은 거래소에서 바로 매각할 수 있도록 국가징수법을 개정하기로 했다. 고광효 기재부 조세총괄정책관은 “가상자산 특성에 맞게 강제징수 규정을 보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보유 중인 해외 부동산에 대해서도 과세 당국에 신고하도록 신고 대상을 확대하기로 했다. 현재는 해외 부동산에 대해서는 해당 과세연도 중 취득·임대·처분한 해외 부동산에 대해서만 과세연도 종료일 이후 6개월 이내 신고하도록 돼 있다.

그러나 이같은 현행 신고 제도에서는 2014년 해외부동산 취득·운용 명세서 제출 의무화 이전부터 취득해 보유 중인 해외 부동산에 대해서는 세원 관리에 한계가 있다. 이에 기재부 관계자는 “임대하지 않고 보유 중인 해외 부동산 내역을 과세 당국에 제출하도록 해 역외 세원관리를 강화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정부는 허위 세금계산서 발행 등으로 가중처벌될 경우 명단을 공개하도록 국세기본법도 개정하기로 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조세제도의 근간 중에 하나인 세금계산서 제도 위반자도 사회적 비난 가능성 등을 고려할 때 명단을 공개할 필요가 있다”며 “아울러 명단 공개로 선의의 납세자가 이들과 거래를 하지 않도록 하는 예방 효과도 기대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