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진형 사장 “증권 포털에 보고서 무료 제공 안해”

by이명철 기자
2015.06.22 16:39:19

“리서치 보고서, 읽지 않으니 무료 배포”

(한화투자증권 제공)
[이데일리 이명철 기자]주진형(사진) 한화투자증권 사장이 증권사의 리서치 보고서의 낮은 질 문제를 언급하며 “포탈 업체에 증권사의 보고서를 무료로 제공하는 관행을 끊기로 했다”고 밝혀 눈길을 끈다.

주 사장은 22일 오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페이스북을 통해 “한국 증권사의 리서치 보고서에 관련된 문제는 심각하다”며 이 같이 밝혔다.

그는 “(증권사 보고서가) 매도 의견만 많이 내도 결론을 뒷받침하는 논리가 튼튼하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며 “스토리 라인도 없고 자기 주장도 없는 보고서가 양산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고객과 주식 투자 상담할 때 자기 회사가 낸 분석 보고서를 읽고 이에 의거해서 얘기하는 증권사 직원은 드물고 펀드 매니저들도 보고서를 신뢰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주 사장은 또 “읽지를 않으니 무료로 배포하고 고객도 아니어도 증권사 홈페이지에 준회원으로 등록하면 읽을 수 있지만 클릭 수도 잘해야 수백명 정도”라며 “기껏 회사가 비싼 돈 들여 고용한 사람들이 쓴 보고서를 증권 정보 포털 업체에 공짜로 제공하기까지 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해외의 경우 자기 고객이 아니면 보고서를 읽을 수 없고 굳이 읽으려면 권당 100 달러 정도 주고 사야 한다”며 국내 증권서 무료 제공 관행을 비판했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일부 증권 포털의 경우 증권회사로부터 무료로 보고서를 제공 받은 후 유료 회원들에게 보고서 열람권을 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 사장은 이 같은 관행이 보고서의 질을 낮추는 악순환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여진다.

보고서의 질에 대한 주 사장의 비판은 계속되고 있다. 지난달에는 페이스북에서 “왜 애초에 보고서를 썼는지에 관한 설명이 없고 기승전결이 아닌 기와 결만 있는 보고서도 흔했다”며 “비논리적인 문장이 횡행하는 한국 증권가의 리서치 보고서를 적어도 우리 회사에서는 없앨 것이다”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어 이달에는 한국은행을 거쳐 언론인 경력을 지닌 편집국장을 들여 회사 내 편집국을 설립하기도 했다. 회사에서 발행하는 모든 보고서를 검수해 질을 높이자는 취지에서다.

한화투자증권 관계자는 “이미 몇 달 전부터 증권 포털에 보고서를 무료로 제공하지 않고 있다”며 “보고서의 질을 높여 회사로 고객들이 찾아오도록 하자는 게 궁극적인 취지”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