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포인트 승진' 안중현 사장…삼성 메가 M&A 임박했나

by최영지 기자
2022.04.19 15:21:36

[이데일리 최영지 기자] 삼성전자에서 메가 인수합병(M&A)을 주도해온 안중현 전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해 삼성글로벌리서치(옛 삼성경제연구소)로 이동했다. 자리를 옮겨서도 신산업 발굴 등의 업무를 계속 진행할 것이란 게 업계의 관측이다. 일각에선 2017년 미국 전장 전문기업 하만 인수 이후 멈춰 섰던 삼성전자의 M&A가 임박한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온다.

안중현 삼성글로벌리서치 신임사장.

19일 업계에 따르면 안중현 전 부사장은 최근 사장으로 승진해 삼성전자(005930) 사업지원 태스크포스(TF)에서 삼성글로벌리서치 미래산업연구본부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삼성전자는 지난주 안 사장을 대상으로 하는 원포인트 인사를 단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례가 없는 건 아니나 원포인트 인사라는 점에서 삼성 안팎의 이목이 쏠려 있는 상태다.

안 사장은 지난 수년간 삼성전자 정기 인사 때마다 사장 승진 후보군으로 분류됐던 인물이다. 고려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한 후 한국과학기술원(KAIST) 경영학과 석사학위를 받았다. 1986년 반도체통신부문 직원으로 삼성전자에 입사했다. 2000년대 중반 사업기획 그룹으로 자리를 옮겼고, 2015년부터 삼성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미래전략실, 사업지원 TF에서 근무하는 등 요직을 주로 돌았다.



안 사장은 삼성 안팎에서 M&A 전문가로 정평이 나 있다. 2017년 프리미엄 오디오를 제조하는 미국 전장기업 하만 인수 등 대형 M&A 프로젝트를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만 인수 총액은 80억달러(약 9조8000억원)로, 당시 국내기업의 해외기업 M&A 사상 최대 규모였다. 또 삼성그룹이 한화·롯데그룹과 진행한 화학·방산사업 매각 빅딜도 그의 작품인 것으로 전해졌다.

안 사장은 그간 쌓아온 경험을 바탕으로 삼성의 연구조직인 삼성글로벌리서치에서 신사업 발굴 등 미래산업 연구를 총괄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 사업지원TF에선 임병일 부사장이 안 사장이 했던 역할을 이어서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안팎에서는 안 사장의 이동으로 삼성전자가 예고한 메가 M&A의 추진 전략에 변화가 생길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은 올해 초 기자들과 만나 “조만간 좋은 소식이 나올 것 같다”고 밝힌 바 있으나 아직 가시적인 성과는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