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빈소에 '가짜 박근혜 화환' 등장..."진짜는 유영하 뿐"

by박지혜 기자
2021.11.24 15:13:21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전직 대통령 전두환 씨의 장례식 둘째 날인 24일 ‘가짜 박근혜 화환’이 등장했다.

이날 서울 서대문구 신촌세브란스병원에 마련된 전 씨의 빈소에는 수감 중인 박근혜 전 대통령의 이름이 적힌 근조화환이 도착했다. 해당 화환은 역시 수감 중인 이명박 전 대통령의 화환과 나란히 놓였다.

그러나 해당 화환은 박 전 대통령 측이 보낸 것이 아닌 것으로 전해졌다.

24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세브란스병원 신촌장례식장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 근조 화환이 전두환 빈소로 향하고 있다 (사진=뉴스1)
한 매체는 박 전 대통령의 법률대리인인 유영하 변호사를 통해 박 전 대통령의 화환을 이날 오후 5시께 보낼 예정임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오전 중 빈소에 도착한 화환은 현재 치운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노태우 빈소에도 유 변호사가 박 전 대통령을 대신해 유족에게 위로의 말을 전했다.

당시 유 변호사는 조문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유족들에게 위로의 말씀을 올려달라고 (박 전 대통령이) 말씀하셔서 전해 드리러 왔다”고 말했다.

보수 성향의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가세연)’ 측도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전 씨 빈소의 화환이 ‘가짜’라며 “박 대통령의 유일한 접견인인 유 변호사에게 확인한 내용”이라고 알렸다.

가세연은 “이렇게 가짜 박근혜 팔이들이 서리고 있다. 이 때문에 박 대통령은 접견인을 유 변호사 단 한 명만 지정했던 것”이라며 “예전에도 거짓 박근혜 팔이들로 인해 몇 차례 소동이 있었다. 하지만 유 변호사 이외에는 어떠한 통로도 없기 때문에 가짜라는 것이 증명될 수 있었다”고 했다.



24일 전두환 씨의 빈소가 차려진 서울 서대문구 세브란스병원 신촌장례식장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의 근조화환이 도착하고 있다 (사진=뉴스1)
전 씨와 박 전 대통령의 인연은 1976년부터 이어졌다.

전 씨는 당시 청와대 경호실 작전차장보로 발탁됐고 박정희 전 대통령의 퍼스트레이디 역할을 수행하던 장녀인 박 전 대통령과 만났다.

1979년 10·26 사태 직후 합동수사본부장이던 전 씨는 청와대 금고에서 찾은 6억 원을 부친을 여읜 박 전 대통령에게 전달하기도 했다.

다만 두 사람의 인연은 전 씨가 12·12 군사반란으로 정권을 잡은 뒤 박정희 정권과 선을 그으면서 악연으로 변했다.

이후 전 씨와 박 전 대통령은 2013년 2월 25일 박 전 대통령의 취임식에서 해후하기도 했다.

박 전 대통령은 취임 직후 전 씨의 미납 추징금 환수 의지를 강하게 밝혔다. 이에 따라 검찰은 전 씨의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자택을 압수하는

등 수사에 나섰다.

24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신촌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전두환 씨의 빈소 앞에서 군복을 착용한 보수 유튜버 등이 광주 5.18 민주화운동 당시 시민들을 향한 계엄군의 발포가 정당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한편, 전 씨의 빈소에는 극우 성향 온라인 커뮤니티 ‘일베(일간 베스트)’ 캐릭터 ‘베충이’ 가면을 쓴 남성이 조문하러 오는가 하면, ‘하늘궁’이라고 적힌 빨간 모자를 쓴 허경영 국가혁명당 대선후보의 여성 지지자도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이 밖에도 다수의 보수 유튜버들이 빈소를 찾아 촬영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