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채홍사 설' 띄운 홍준표..통합당 의원도 "이러니 거부감"

by박지혜 기자
2020.07.14 13:34:37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홍준표 무소속 의원이 고(故) 박원순 서울시장을 상대로 제기된 성추행 의혹에 대한 진상규명을 촉구하면서 ‘채홍사’를 언급해 논란이 일고 있다.

권영세 미래통합당 의원은 14일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홍 의원의 발언을 다룬 기사를 공유하며 “이러니 이분의 입당에 거부감이 많다”고 적었다.

권 의원은 “한때 보수정당의 대선주자까지 했던 사람이 단지 떠도는 소문을, 입에 담는 것을 넘어 글로 남기기까지 하다니”라며 “이분의 내심은 오히려 진상규명에 반대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까지 든다”고 비판했다.

진중권 동양대 전 교수도 SNS를 통해 “이분은 학창 시절에 ‘선데이서울’(1992년 폐간)을 너무 많이 보셨다. 그 후유증이다. 수준 좀 보라”고 꼬집었다.

홍준표 무소속 의원 (사진=연합뉴스)
앞서 홍 의원은 전날 “성추행의 주범은 자진(自盡)했고 유산이 없다고 해도 방조범들은 엄연히 살아 있고, 사용자인 서울시의 법적 책임이 남아 있는 이상 사자(死者)에 대해서만 공소권이 없을 뿐”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피해자가 한명만이 아니라는 소문도 무성하고 심지어 채홍사 역할을 한 사람도 있었다는 말이 떠돌고 있다”면서 “이런 말들을 잠재우기 위해서라도 검·경은 더욱더 수사를 철저히 하고 야당은 TF라도 구성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채홍사(採紅使)란 조선 연산군 때 미녀와 좋은 말을 구하기 위해 지방에 파견한 관리를 말한다. 홍 의원의 발언 이후 네이버 등 포털사이트에서 실시간 검색어 순위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한편, 홍 의원은 박 시장에 애도를 표했다가 비판으로 돌아선 자신의 입장에 대해 “사망 당일은 애도했지만 그 후 장례 절차와 수사는 잘못돼 가고 있다는 것을 지적하는 것뿐”이라고 밝혔다.

이어 “실체적 진실 규명 요구도 그 후 눈덩이처럼 온갖 소문이 난무하고, 또 피해자들이 복수로 있다는 말도 떠돌고 있어 2차 피해를 막고 더 이상 권력자들에 의한 성추행 피해 여성들 보호를 위해서 이 사건이 마지막이 되어야 한다고 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홍 의원은 또 “안희정, 오거돈에 이어 박원순의 이번 사건은 그 외 민주당 인사들의 성추행 사건과 더불어민주당 전체에 대한 여성들의 혐오의 출발이 될 수도 있다”면서 “이해찬 당 대표의 단순 사과로 수습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진실을 알리기 위한 야당의 적극적인 역할을 기대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