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하이테크 연구원에 '미국여행 자제령' 내려져"

by김인경 기자
2018.12.13 14:36:13

[베이징=이데일리 김인경 특파원]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의 멍완저우 부사장 겸 최고재무책임자(CFO)가 미국의 요구로 캐나다에서 체포되며 미·중 갈등이 불거지고 있는 가운데 중국 하이테크 분야 연구원들에게도 ‘미국 여행 자제령’이 내려졌다.

13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한 조사기관의 소식통을 인용해 하이테크 분야에 조사하는 연구원들은 미국에 불필요한 여행을 하지 않도록 경고를 받았다고 보도했다.

소식통은 불가피하게 미국을 여행해야 할 경우 스마트폰과 노트북 등에서 민감한 정보를 지우라는 지시도 받았다고 전했다.

지난 1일 화웨이의 멍 부회장은 캐나다에서 체포됏다가 12일 1000만 캐나다달러를 내고 보석으로 풀려났다. 멍 부회장은 그가 대이란제재를 위반했다고 보는 미국 측의 요구에 따라 체포됐던 만큼, 미국과 중국의 갈등 역시 불거진 바 있다.



특히 양국이 첨단기술을 둘러싼 패권 경쟁을 펼치는 만큼, 그 화살은 과학자나 유학생에게로 향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달 베이징 주재 미국 대사관은 중국 국유기관 소속의 일부 미·중 관계 연구원들의 10년 복수 비자를 무효화 했다. 소식통은 미국 세관 관리들이 그들의 컴퓨터와 스마트폰을 검색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미국 역시 중국 유학생들의 신원 조사 강화를 검토하고 있다. 지난 6월에는 항공이나 로봇공학 등의 대학원 유학생 비자 기간을 기존 5년에서 1년으로 단축하기도 했다. 중국이 학술 교류를 통해 미국의 기술을 빼내간다는 이유에서다.

이미 중국은 멍 부사장을 체포한 캐나다와 마찰을 빚고 있다. 캐나다 전직 외교관 마이클 코프릭이 중국 당국에 억류되고 대북 사업가 마이클 스페이버도 연락이 두절돼 억류 가능성이 제기된 상황이다. 이에 멍 부회장을 체포한 캐나다에 대한 중국의 ‘보복’이 현실화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