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요소수 품귀 한시름 놓으니 파업…택배업계 '한숨'

by남궁민관 기자
2021.12.21 15:32:01

CJ대한통운 노조 총파업 예고…23일 투표서 결정
총파업 규모·기간 따라 자칫 물류대란 가능성도
고유가·요소수 품귀 사태로 이미 불안한 경영환경
요소수 관련해선 "근본적 대책 마련" 목소리도

[이데일리 남궁민관 기자] 최근 경유값 급등과 요수소 품귀 사태로 시름했던 택배업계가 연말 택배기사들의 파업 사태마저 예상되며 녹록치 않은 한 해를 보내고 있다. 실제 파업이 이뤄질 경우 그 규모와 기간에 따라 자칫 연말·연시 물류 대란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 또한 적지 않다.

▲택배노조가 20일 중구 CJ대한통운 본사 앞에서 CJ대한통운 전국대표자 총파업 선포대회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1일 택배업계에 따르면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전국택배노동조합 CJ대한통운본부(이하 택배노조)는 오는 23일 투표를 진행하고 오는 28일 총파업 돌입에 나설지 여부를 결정한다. 투표 결과 찬성이 많으면 CJ대한통운 소속 1700여명의 택배기사들이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하게 된다.

택배노조는 지난 4월 사회적 합의에 따라 이뤄진 택배비 인상에 따른 초과이윤 3500억여원을 택배기사들에 분배해달라고 요구하는 동시에, 당일배송이나 주 6일제 등 업무 환경에 대한 개선을 함께 요구하고 있다.



택배 물량이 급증하는 연말·연시를 맞아 물류 대란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는데 일단 관련 업계에선 총파업 규모와 기간을 주목하고 있다. 일단 총파업 참여 예상 인원은 CJ대한통운 전체 택배기사 인력 중 10% 수준인만큼 물류 대란까진 빚어지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지만 비노조원의 산발적 참여와 총파업 기간 또한 장기화될 경우 배송에 차질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CJ대한통운 등 택배사들과 협업하는 온라인쇼핑몰들도 사태를 주시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예상보다 규모가 크고 기간이 길어진다면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실제로 올해 6월 CJ대한통운을 비롯한 다른 택배사들이 모두 참여한 총파업 당시 물류 대란까지는 아니지만 배송에 상당한 차질이 빚어진 바 있다.

이미 택배사들은 하반기 경유값 급등과 요소수 품귀 사태로 올해 불안한 경영환경을 이어온 마당이다. 코로나19 사태로 국제유가가 급등하며 국내 경유값 역시 크게 올라 지난달 11일에는 리터당 무려 1600원대를 넘어섰다. 이에 앞선 10월부터는 중국의 요소 수출 규제 여파로 빚어진 국내 요소수 품귀 사태가 빚어지기도 했다. 이에 더해 지난달 말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화물연대)가 안전운임제 연장 등을 요구하며 총파업에 돌입하면서 긴장감을 높였다.

일단 정부의 유류세 인하 조치 및 요소수 긴급 수입 노력으로 한시름 놓은 상황이지만, 근본적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업계 목소리가 나온다.

한 택배사 관계자는 “택배 배송은 단거리를 운행하기 때문에 경유값이나 요소수 품귀 사태에 직접적 영향권에 들지는 않는다. 다만 고유가와 요소수 품귀 사태가 장기화됐다면 택배업체들과 계약 관계에 있는 터미널과 물류센터 간 간선 차량 업체들부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요소수 품귀 사태 장기화시 택배업계 심각한 지장을 우려했던 한국통합물류협회는 정부에 “국내에 요소 생산설비를 구축하거나 요소를 비축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의견서를 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