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 포괄적 네거티브 규제 전환 동참…신산업 '선허용-후규제'

by이진철 기자
2019.09.19 15:11:13

자치법규 대상 포괄적 네거티브 규제 전환방안 확정
부산시, 금융관련 서비스업에 블록체인 등 신기술 포함
김포시, 농기계 임대 관내 모든 농업인 허용

이낙연 국무총리가 19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세종=이데일리 이진철 기자] 중앙정부에 이어 지방자치단체도 포괄적 네거티브 규제 전환을 본격 추진한다. 지자체가 중심이 돼 지역기업·전문가, 지방공무원 등이 함께 참여한 규제혁신이 이뤄지면 주민 체감도가 한결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정부는 1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이낙연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서 ‘자치법규 대상 포괄적 네거티브 규제 전환방안’을 확정했다.

포괄적 네거티브 규제 전환이란 신제품·신기술의 신속한 시장 출시 등을 우선 허용하고 필요하면 사후규제하는 방식으로의 규제체계를 전환하는 것이다.

정부와 지자체는 협업을 통해 지역산업(46건), 서민경제(47건), 주민생활(49건) 등 3대 영역에서 142개 과제를 발굴했다. 지자체 차원에서 포괄적 네거티브 규제 전환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부는 이를 통해 지역 특화 산업을 육성하고 서민 경제 활성화를 지원하며 주민 복지 여건을 확충하겠다는 구상이다.

지역산업 분야 대표 사례로 부산시는 금융 관련 서비스업 개념에 신기술 기반 금융 관련 서비스업이 포함되도록 했다. 현행 ‘부산시 금융산업 육성에 관한 조례’에는 금융 관련 서비스업 범주에 법무·회계·세무 등 전통적인 서비스 개념만 포함돼 있다. 부산시는 내년 12월까지 해당 조례를 개정, 신기술을 활용한 금융업과 관련된 기술·벤처 업체에 대한 지원을 확대할 예정이다.

강원 삼척시는 자동차 관련 지원 대상 범위를 ‘전기자동차’에서 ‘친환경자동차’로 확대해 수소전기차 등도 지원이 가능하도록 했다. 삼척시의 해당 조례는 지난 7월 이미 개정돼 실행 중이다. 삼척시는 강원도 1호 수소충전소를 만들고 있으며 올해 안에 수소전기차 50대를 보급하는 등 지역 내 수소경제를 활성화한다는 계획이다.



광주광역시는 오는 11월까지 조례 개정을 통해 빛 관련 기술을 활용한 광(光)산업 분야 육성 범위를 기존 ‘광산업’에서 ‘광융합산업’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광산업과 융합된 다양한 산업이 광주시 광산업 집적화단지에 입주할 수 있게 된다.

전남 담양군은 지원 대상 전통한옥 개념을 연말까지 조례 개정을 통해 확대할 계획이다. 제주도는 로컬푸드 인증 대상 범위를 기존 농수산물에서 농수산물 가공식품까지로 확대하기 위해 지난 4월 조례 개정 완료했다.

서민경제 분야 사례로 김포시는 내년 9월까지 조례를 개정해 시가 관리하는 농기계를 빌릴 수 있는 임차인 자격을 김포에 주민등록을 둔 주민에서 ‘김포시에서 농경지를 경작하는 모든 농업인’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충북 진천군은 연말까지 조례를 개정해 유망 중소기업 선정 대상을 ‘제조업과 제조업 관련 서비스업’에서 ‘사행산업 등 금지산업을 제외한 모든 업종’으로 대폭 확대할 방침이다.

주민생활 분야 대표 사례로 포천시는 11월까지 조례를 개정해 휠체어 택시 같은 교통약자 특별교통수단의 이용대상 범위를 임산부·영유아 동반자·어린이 등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정부의 규제혁신 정책을 총괄하는 국무조정실은 이번 발굴 사례를 각 지자체의 실정에 맞게 확산·적용할 수 있도록 표준 조례안을 마련해 배포하기로 했다. 또한 행정규제기본법이 지난 7월17일 시행된 만큼 앞으로 조례·규칙을 제·개정할 때 입법단계에서부터 유연한 입법방식이 적용될 수 있도록 관련 절차를 추진할 예정이다.

이 총리는 이날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규제는 과거를 기준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그대로 두는 것은 혁신성장을 포기하는 것”이라며 “규제가 신산업을 가로막는 것은 과거가 미래를 가로막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규제개선 못지않게 더 중요한 것은 공직자들의 자세”라며 “우리는 공직사회의 적극행정 전환을 강력히 전개하고 있고 곧 적극행정 추진전략과 성과를 공유해 확산하는 기회를 갖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