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리용호 외무상 "일방적인 핵무장 해제는 없다"

by이준우 기자
2018.10.01 11:36:27

[이데일리 이준우 PD] 리용호 외무상이 29일(현지시간) 제73회 유엔총회에 참석해 연설했다. 리 외무상은 이날 유엔 연설에서 “비핵화에 대한 우리 공화국 의지는 확고하지만, 이는 미국이 우리에게 신뢰를 심어줬을 때 실현이 가능하다”면서 “미국에 대한 신뢰 없이는 우리 국가의 안전에 대한 확신이 있을 수 없다. 그런 상태에서 우리가 일방적으로 먼저 핵무장 해제하는 일은 절대로 있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그러나 우리는 미국의 상응한 화답을 보지 못하고 있다”면서 “미국은 우리에게 선(先)비핵화만을 요구하면서 제재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고 종전선언 발표까지 반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경제제재로 우리를 굴복시킬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우리에 대해 모르는 사람들의 망상에 불과하지만, 제재가 우리의 불신을 증폭시키는 게 문제”라며 “미국이 신뢰 조성에 치명적인 강권의 방법에만 매달리고 있는 것이 조미 공동성명 이행이 교착에 직면하게 된 원인”이라고 꼬집었다.

한편 김성 유엔주재 북한대사는 “미국과의 신뢰 구축이 필요하다는 것을 얘기한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비핵화 조치를 우선적으로 요구하는 미국에 불신감을 내비친 것이라는 외신들의 분석에 대한 일종의 해명이다.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에서 미국이 리 외무상이 언급한 ‘상응하는 신뢰’를 보여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