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文정부 전체주의화…야권 연대는 시기상조"

by권오석 기자
2020.09.23 14:27:04

23일 국민의힘 강연서 야권의 10대 혁신 과제 제시
"삼권 분립 무력화되는 文정부…집권세력 교체해야"
국민의힘 연대설 관련 "아직 고민할 수준 아냐" 선 그어

[이데일리 권오석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야권 연대 여부에 대해 아직은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밝혔다. 그 대신 야권 혁신을 위한 10대 과제를 제시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23일 서울 여의도 켄싱턴호텔에서 ‘대한민국의 미래와 야권의 혁신과제’를 주제로 열린 ‘대한민국 미래혁신포럼’에서 강연하고 있다. (사진=노진환 기자)
안 대표는 23일 서울 여의도 켄싱턴호텔에서 대한민국 미래혁신포럼 주최로 열린 ‘대한민국의 미래와 야권의 혁신과제’ 초청 강연에서 이같이 말했다.

안 대표는 먼저 “대통령이 협치를 얘기해도 다음날 국회에선 여당이 법안을 밀어붙이는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며 “입법·사법부 모두 다 청와대 아래 있는 것처럼 삼권 분립이 무력화되고 있다. 한 마디로 문재인 정부가 전체주의 정부가 되고 있다”고 일갈했다.

안 대표의 말은 여당이 절대 다수를 앞세워 지난 임시국회 당시 부동산 관련 입법 등을 강행 처리한 것은 물론, 최근 추미애 법무부장관 아들의 군복무 의혹을 두고 국방부와 검찰이 추 장관을 비호하는 듯한 행보를 보며 이를 지적한 것이다.

그는 “문재인 정부 집권 이후로 그나마 70년 동안 쌓아왔던 헌정질서, 경제, 안보, 정의 모두가 무너지는 상황이다”며 “집권세력을 교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야권이 현 상태를 유지하다간 집권은 어렵다는 게 안 대표 지적이다. 4·15 총선에서의 패배를 딛고 차기 수권정당이 되기 위해서는 뼈를 깎는 혁신과 개혁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안 대표는 “지금 이 상태라면 정권교체는 물론이고 내년 서울시장 재보궐선거 승리도 힘들다고 생각한다”면서 본인이 생각하는 ‘야권 혁신을 위한 10대 제언’을 발표했다.

10대 제언으로는 △디지털 미래세력 진화 △제3의 길 개척 △인기영합주의 배척 △국민과 소통 △강경 세력과의 결별 △반공 탈피 △국민통합 주도 △당내 소장파 육성 △도덕적 우위 선점 △산업·민주화 역사 계승 등을 꼽았다.

안 대표는 “야권이 혁신을 통해서 국민들의 신뢰를 회복하고 ‘믿고 나라를 맡겨도 된다’는 생각이 들게 해야 (여당의 재집권을) 저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국민의당과 국민의힘의 연대론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그간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 등이 재보궐 선거를 앞두고 안 대표에 러브콜을 보내왔다.

이에 안 대표는 “통합이나 연대는 아직 고민할 수준이 되진 않았다”면서 “지금은 어떤 방법이든 굉장히 어려운 상황이다. 지금 할 일은 관심을 끊고 귀를 닫고 있는 사람들이 다시 한번 우리에게 관심을 돌리게 하는 일”이라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