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피살 공무원 형, 국방장관 면담…월북 증거 요구에 "말 않겠다"

by김관용 기자
2020.11.06 15:17:53

6일 오전 국방부 찾아 서욱 국방장관 면담
공무원 형 "월북 아니라는 것 확실하게 감 잡아"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서욱 국방부 장관이 6일 국방부 청사에서 서해상 북한군에 의해 피살된 공무원의 형 이래진 씨를 면담했다.

국방부는 이날 “70분간 이어진 면담에서 서 장관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유가족에게 애도와 깊은 위로의 말을 전하고 유가족의 의견을 듣고 필요한 부분에 대해 설명했다고 전했다.

특히 유가족 측의 추가 정보공개 요청에 대한 검토 결과를 알려드렸다고 밝혔다. 유가족 측이 추가 정보공개를 청구한 내용은 실종 공무원이 북한 해역에서 발견된 좌표와 북측과 우리측이 각각 실시한 일방 통신 내용이다.

서 장관은 실종 공무원 발견 위치에 대해서는 “황해남도 강령군 금동리 연안 일대로 판단하고 있으나 정확한 좌표는 군사기밀보호법에 따라 특정해 공개할 수 없다”고 했다. 그러나 통신 내용에 대해서는 유가족에 구두로 설명했다.



그러나 서 장관은 이씨가 동생의 월북 증거가 무엇이냐는 질문에는 “할 말은 많지만 말하지 않겠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자진 월북을 입증할 수 있는 근거들이 있지만 이를 공개할 경우 기밀이 유출돼 작전상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이씨는 면담 종료 후 기자들과 만나 “오늘 확실하게 제가 감을 잡은 것은 월북은 아니었다는 것”이라며 “사건 이후에 언론에서 양산되는 과정에서 ‘월북 추정’으로 넘어갔다. 전부 추정이란 말을 쓰는데 확실한 근거가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월북자였다면 북한이 사람을 건져올리지 어떻게 줄로 묶어서 끌고 가겠느냐. 귀중한 자산인데”라면서 “자산을 죽여 버릴 정도로 북한이 남한 사람들을 대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이씨의 이 같은 주장에 군은 북한이 코로나19 방역 차원에서 공무원을 사살하고 시신을 훼손했다는 기존 입장을 유지했다.

서해상에서 북한군에 사살돼 숨진 해양수산부 산하 공무원의 형 이래진 씨가 국방부 장관과 면담을 위해 6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에 들어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