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반도체 공급부족 올해 내내 간다"…완성차 업계 줄줄이 감산

by배진솔 기자
2021.03.05 15:04:26

GM 북미 공장 3곳 생산중단…다음달엔 브라질 공장도 중단
테슬라도 2주동안 생산라인 폐쇄…폭스바겐·포드 등도
대만 TSMC·UMC 최악의 '겨울가뭄'…생산 차질 가능성↑
미국 오스틴주 반도체공장, 여전히 재가동 못해

대만의 TSMC공장 전경(사진=TSMC)
[이데일리 배진솔 기자]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 사태가 장기화하자 주요 자동차 업체들의 가동 중단도 연장되고 있다. 자동차 수요가 예상보다 빠르게 반등할 것을 예측하지 못해 빚어진 코로나19 후유증인 셈이다.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 현상은 올해 내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GM·테슬라 등 자동차 공장 줄줄이 생산중단

5일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자동차회사 제너럴모터스(GM)는 글로벌 반도체 부족 사태로 북미 공장 3곳의 생산중단을 연장한다. 미국 캔자스 주에 있는 페어팩스 공장, 캐나다 온타리오에 있는 공장, 멕시코의 산루이스 포트시에 있는 공장이다. 멕시코 공장은 3월 중순까지, 미국과 캐나다 공장은 최소 4월 중순까지 멈춰선다. 앞서 이들 공장 3곳은 지난달 초 반도체 부족을 이유로 생산을 중단했지만, 여전히 반도체 부족으로 생산이 원활하지 않기 때문이다. 여기에 브라질 그라바타이에 있는 공장도 4월과 5월에는 가동을 중단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GM은 폐쇄기간 동안 얼마나 많은 생산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는지 밝히지 않았다. 다만 오토포케스트 솔루션은 생산 차질이 21만6000대에 달할 것으로추정했다. GM은 반도체 공급이 원활해지면 올해 하반기 생산을 늘려 생산 차질을 만회한다는 계획이다.

다른 자동차 업체들도 상황이 비슷하다. 테슬라는 최근 캘리포니아주 프리몬트 공장에서 2주 동안 모델 3 생산라인을 폐쇄했다. 테슬라는 해당 생산라인 직원들에게 오는 7일까지 휴가 사용 권유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폭스바겐은 독일 엠덴 공장을 지난달 2주간 멈춰 세웠고 이달부터는 감산에 들어갔다. 독일 폴프스부르크 공장도 2월 말까지 감산한다. 포드도 멕시코 2개 공장과 독일 자를루이 공장을 1월 가동중단했으며 도요타, 아우디, 혼다, PSA, 닛산 등 주요 완성차 업체들이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으로 공장 셧다운 등 감산을 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자동차 업계가 반도체 부족에 시달리는 것은 지난해 코로나19 영향으로 소비 위축을 우려해 부품 주문을 줄였고, 반도체 업체들도 여기에 맞춰 자동차 반도체를 대신해 PC·모바일 등 반도체 생산 비중을 높였기 때문이다.

미국 한파·일본 지진·대만 겨울 가뭄…반도체 생산 차질 지속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으로 인한 피해는 미국 텍사스 한파와 정전, 일본 후쿠시마 지진, 대만의 겨울 가뭄 등의 자연재해로 더욱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세계 1, 3위 파운드리업체인 대만의 TSMC와 UMC는 가뭄에 따른 물 부족으로 생산 차질이 생겼다. 대만은 현재 1964년 이래 최악의 가뭄을 겪고 있다. 최근 대만 정부가 두 회사 공장이 있는 대만 중북부 지역 공업용수 사용을 7~11% 줄일 것을 요구했다. TSMC는 현재 3600톤가량의 물을 미리 구매해둔 상태지만 이에 따른 생산 차질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TSMC는 “미래에 대비하기 위해 물 구매를 결정했다”며 “생산 비용이 증가할 순 있지만 (당분간) 생산 중단은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에 불어닥친 기록적인 한파는 텍사스주 오스틴에 위치한 반도체 공장들의 전력 공급이 끊겨 셧다운된 상태다. 삼성전자 오스틴 공장은 스마트폰 등에 쓰이는 반도체뿐만 아니라 테슬라 전기차 등에 차량용 반도체를 공급하고 있다. 인근에 있는 NXP와 인피니언 등 차량용 반도체 기업의 셧다운은 향후 완성차 업체 생산에 더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차량용 반도체 부족 문제는 근본적으로 수급판단을 잘못한 것에 기인한다”며 “원가경쟁력이 있는 제품도 아니고 당장 생산을 높일 수 있는 여력이 없어서 수급 상황이 맞춰질 때까지 올해 내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