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여의도' 26일 오픈…젊음의 거리에서 정치·경제 중심지로(종합)

by장영은 기자
2021.02.24 12:08:27

정치·경제·방송 중심지에 두번째 공식 매장 문 열어
애플 가로수길 이어 3년만…3·4호점 오픈 전망도
“韓에서 애플 성장하는 중요한 이정표 될 것”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애플이 오는 26일 국내 두번째 공식매장을 여의도 국제금융센터(IFC) 쇼핑몰에 연다. 첫 매장인 ‘애플 가로수길’을 연지 3년만으로 한국 시장 공략을 본격화하는 첫걸음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애플 여의도가 24일 가림막을 벗고 대중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날은 미디어 대상 프리뷰 행사를 했으며 오는 26일 공식 오픈한다. (사진= 장영은 기자)


애플 3년만에 두번째 매장…韓 시장 공략 본격화

애플은 IFC몰 지하1층(L1)에 위치한 ‘애플 여의도’를 오는 26일 오전 10시에 공식 오픈한다고 24일 밝혔다. 애플 여의도는 지난 2018년 1월 개장한 애플 가로수길 이후 3년만에 국내에 여는 공식 매장이다.

애플은 이날 여의도 매장에 처져 있던 가림막을 벗기고 애플 스토어를 외부에 공개했다. 일반 고객은 매장 안에 들어갈 수는 없지만, 전면 유리로 돼 있어 내부를 확인할 수 있다.

매장 정면 가운데에는 스크린을 통해 애플 여의도 전용 로고를 디스플레이 했다. 석윤이 디자이너의 작품으로 여의도 고층빌딩에서 영감을 받아 섬의 변화와 역동적인 여의도의 특징을 표현했다.

여의도 매장의 크기는 애플 가로수길과 거의 같다. 기본적인 매장 구성도 비슷하다. 전세계 어디서든 고객에게 동일한 경험을 제공한다는 애플의 원칙이 잘 드러나는 부분이다.

중앙에는 넓게 아이폰, 아이패드, 애플워치, 맥 등 애플의 최신 제품을 체험해 볼 수 있는 테이블이 여러개 마련돼 있다. 매장의 우측 앞쪽에는 하드웨어 수리를 담당하는 ‘지니어스바’가 있으며, 양옆 벽면으로는 에어팟 맥스와 액세서리 등이 배치돼 있다.

애플측은 “서울에서 매장을 확장할 수 있어 기쁘게 생각한다”며 “여의도는 애플 브랜드를 한국에서 성장시켜 나가는 여정에 있어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애플 여의도 매장 내부 모습. 규모나 인테리어 등이 모두 가로수길 매장과 거의 같다. (사진= 장영은 기자)




젊음의 거리에서 정치·경제 중심부로 확장

애플 여의도는 오랜만에 개장한 공식 매장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매장의 위치 선정과 여기서 엿보이는 애플의 의도도 그렇지만, 국내 스마트폰 업계 상황도 심상치 않다.

우선 애플이 국내 시장에서 중심부로 진출했다는 점이다. 1호점인 가로수길 매장은 강남에 위치해 있지만 특정 계층을 대상으로 하는 성격이 강했다. 가로수길은 젊은이들이 주로 찾는 곳이었고 매장의 위치도 접근성이 다소 떨어졌기 때문이다.

반면, 여의도 매장은 국회와 금융투자회사가 밀집한 국내 정치와 경제의 중심지다. 지하철 5·9호선 환승역인 여의도역을 통해 실내로 연결돼 접근성도 우수하다. 오피스 타운인 만큼 기업 고객 대상 영업에도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 쇼핑몰을 오고 가는 고객들을 대상으로 한 직·간접적인 홍보 효과는 덤이다.

다음으로 최근 국내 스마트폰 시장의 상황이다. 애플의 점유율은 상승세를 보이고 있고, LG전자가 스마트폰 사업을 축소·철수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국내 스마트폰 시장은 삼성전자가 60~70%의 점유율로 독보적인 1위를 지키고 있는 가운데, LG전자와 애플이 비슷한 ‘1강 2중’의 구도였다. 상황이 바뀐 것은 최근이다. LG전자가 지난해 야심차게 출시한 ‘벨벳’과 ‘윙’ 등의 전략폰이 흥행에 실패한데다, 지난달에는 사업 철수 가능성까지 열어두고 사업 방향성을 검토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4분기만 해도 삼성과 애플의 국내 시장 점유율은 모두 전년대비 올랐지만 LG전자는 홀로 하락세였다. LG전자 스마트폰 사업 철수가 결정될 경우 국내 시장은 삼성과 애플의 2강 구도로 재편될 것이란 관측이다.

이윤정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연구원은 “최근 LG의 스마트폰 사업 매각·축소 검토 소식까지 전해지며 국내 시장에서 삼성과 애플의 입지가 올 한 해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애플은 여의도 매장을 시작으로 내년에 서울 명동에 3호점을 열고, 이후 부산 해운대에 4호점 오픈을 검토하는 등 국내 매장 확대에 본격적으로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 본사에서 국내 시장의 중요성을 재평가하고 잠재력을 높이 보고 있기 때문이라는 해석이다.

(자료= 카운터포인트리서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