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제일교회 “화염방사기 준비한 적 없어…편파수사 말라”

by박순엽 기자
2020.12.02 14:07:23

사랑제일교회 측 “경찰, 재개발조합 측 용역 관계 수사해야”
“용역 인력 폭력행위로 교회 신도들 심각하게 다쳤다” 주장
“화염방사기 준비 사실 아냐…정확한 명칭은 고압력 분무기”

[이데일리 박순엽 기자] 법원의 명도집행 과정에서 발생한 불법 행위로 경찰 압수수색을 받은 사랑제일교회 측이 당시 재개발조합의 용역업체 인력에 오히려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아울러 사랑제일교회 측은 경찰이 자신들에게 불리한 편파 수사를 하고 있다며 재개발 조합에 대한 수사도 함께할 것을 촉구했다.

사랑제일교회 변호인단 강연재 변호사가 2일 오전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앞에서 사랑제일교회와 장위10구역 재개발조합의 명도 집행과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사랑제일교회 측 변호인단은 2일 오전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명도집행은 집행이고, 사람을 폭행해 신체를 훼손하고 명도집행과 아무 상관이 없는 제3자의 물건을 부수고 불을 지르는 행위는 엄벌에 처해야 한다”면서 “경찰은 당장 장위10구역 재개발조합장과 조합 측 집행 대리인을 소환해 용역 관계를 수사해야 한다”고 밝혔다.

앞서 경찰은 사랑제일교회 교인들이 지난달 26일 교회 명도집행에 나선 법원 집행 인력을 향해 화염병을 던지는 등 불법 행위를 했다는 의혹을 조사하고자 지난 1일 사랑제일교회 측을 압수수색했다. 그러나 사랑제일교회 측은 오히려 재개발조합 측 용역업체 인력에 교인들이 폭행을 당했으며, 화염병 역시 용역업체 인력이 사용했다고 반박해왔다.

지난달 26일 오전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인근에서 연기가 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날 기자회견에 나선 강연재 변호사도 명도집행 당시 법원이 집행문도 제시하지 않은 채 용역을 투입해 교인들을 폭행했다고 주장했다. 강 변호사는 “용역들은 한 명당 소화기를 세 개씩 들고, 쇠파이프와 기름까지 잔뜩 들고 왔다”면서 “용역은 교회 옆 빈집에서 화염병과 기왓장 수백장을 교회 신도들 머리 위로 던져 다수 신도들이 등 심각하게 다쳤다”고 말했다.



강 변호사는 또 “용역들은 제3자인 시민이 인근 도로에 세워둔 자가용 등을 차주에게 미리 전화하려는 시도도 하지 않고 포크레인 등을 이용해 마음대로 부수고, 불태웠다”면서 “피해 차주들은 차를 부순 자들을 색출하고자 경찰에 신고한 뒤 직접 구상권을 행사해 피해보상을 받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사랑제일교회 측은 경찰이 일방적으로 교회에 불리한 편파수사를 하고 있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강 변호사는 경찰을 향해 “사랑제일교회 측 관계자들만 피의자로 입건해 압수수색을 하는 등 명백한 편파 수사를 중단해달라”며 “범죄 행위가 있으면 똑같이 신속하게 명명백백하게 수사해 주길 바란다”고 요청했다.

경찰은 현재 명도집행 당시 일어난 위법 사항을 수사하고자 서울 종암경찰서 형사과장을 전담팀장으로 하는 18명의 수사전담팀을 구성해 수사하고 있다. 이에 강 변호사는 “이후에도 (해당 사안으로) 교회만 수사한다면 서울 종암경찰서장과 경찰청장을 직무유기 혐의로 고소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경찰이 지난달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명도집행 시도 과정에서 벌어진 ‘화염병 투척’ 등 불법행위 혐의 수사를 위해 1일 교회 압수수색을 실시한 뒤 물품을 싣고 현장을 나서고 있다. (사진=뉴시스)
또 강 변호사는 압수수색을 통해 경찰이 압수한 교회 측 물품에 화염방사기 등이 있었다는 보도와 관련해선 “교회가 화염방사기를 미리 준비해 가지고 있었다는 말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화염방사기가 아니라 동력 분무기·고압력 분무기가 정확한 기구 명칭이고, 압수 목록 어디에도 화염방사기라는 기재는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장위10구역 재개발조합은 지난 5월 교회 측에 제기한 명도소송에서 승소한 뒤 이번까지 총 세 차례 명도집행을 시도했으나 교인들의 반발 등으로 실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