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자폭` 이래경 민주당 혁신위원장 사의…"마녀사냥 유감" (상보)

by박기주 기자
2023.06.05 19:06:55

이래경 혁신위원장, 선임 9시간 만에 사의
"민주당 부담, 혁신기구 책임자 사양하기로"

[이데일리 박기주 이상원 기자] 더불어민주당 혁신 기구를 이끌 적임자로 선임된 이래경 혁신위원장이 임명 약 9시간 만에 사의를 표명했다.

이래경 민주당 혁신위원장 (사진= 민주당)
5일 민주당 혁신위원장으로 선임된 바 있는 이래경 다른백년 명예 이사장이 ‘천안함 자폭’ 등 과거 발언이 문제가 되자 사의를 표명했다. 이는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재명 대표가 인선을 발표한 지 약 9시간 만이다.

이 이사장은 사의 표명문을 통해 “시민의 한 사람으로 민주당의 변화를 통해 대한민국의 새로운 미래를 여는 것에 일조하겠다는 일념으로 혁신기구의 책임을 어렵게 맡기로 했다”면서도 “그러나 사인이 지닌 판단과 의견이 마녀사냥식 정쟁의 대상된 것에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는 한국사회의 현재 처한 상황을 압축하는 사건이라는 것이 저의 개인적 소견이다. 하지만 논란의 지속이 공당인 민주당에 부담이 되는 사안이기에 혁신기구의 책임자직을 스스로 사양하고자 한다”며 “간절히 소망하건데 이번을 심기일전의 계기로 삼아 민주당이 국가의 위기를 극복하고 새로운 정치로 나아가는 길을 인도할 적임자를 찾기를 바란다”고 했다.



이 이사장은 이어 “더불어민주당을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께 흔들림없이 당과 함께 하여 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린다. 역사 앞에 기도하는 심정으로 저로 인해 야기된 이번 상황을 매듭지고자 한다”고 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당의 혁신 기구를 맡을 책임자로 이래경 명예 이사장을 모시기로 했다. 새로운 혁신기구의 명칭, 역할에 대한 것은 모두 혁신기구에 전적으로 맡기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 이사장이 이끄는 혁신기구의 방안을 적극 수용하겠다는 말도 덧붙였다.

이 이사장은 진보진영에서 주로 활동한 인물로 주권자전국회의 상임공동대표를 맡고 있다. 그는 1954년 출생, 서울대 공과대 금속공학부를 졸업했다. 민청학련의 발기인이자 초대 상임위원이기도 하다. 이 이사장은 진보 원로 인사 중 친명계(친이재명계)로 분류된다. 이 이사장은 2019년 이 대표가 친형 강제진단 사건 관련 2심에서 당선무효형을 선고받고 대법원 판결을 기다리던 중 ‘경기도지사 이재명 지키기 범국민 대책위원회’를 구성하자고 제안한 사람 중 한 명이다.

정치권에선 다소 생소한 인물이었던 이 이사장은 혁신위원장 선임 직후 과거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했던 발언이 조명받으며 논란이 됐다. 그는 북한의 천안함 폭침을 두고 “자폭된 천안함 사건을 조작해 남북관계를 파탄낸 미패권 세력”이라는 표현을 썼고, 지난 5월엔 미국 중앙정보국(CIA)의 대통령실 도감청 의혹을 두고 “아마도 지난 한국 대선에서도 미 정보조직들이 깊숙히 개입했을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또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시작된 전쟁에 대해서는 “ICC(국제형사재판소)의 이름으로 전쟁 고아들을 보호한 푸틴을 전쟁범죄자로 몰았다”며 러시아를 옹호하는 발언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