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차피 올라요”…6·17대책 발표後 강남집 ‘최고가’ 찍었다

by강신우 기자
2020.06.24 13:21:31

대치·삼성·청담동 공동주택 신고가 속출
삼성롯데, 5년 만에 8억 뛴 값에 실거래
대치동부센트레빌, 15일만에 1억↑ 계약
갭투자 금지, 허가증 받아야 거래 가능

[이데일리 강신우 기자] “수십억 원하는 아파트인데 집도 안 보고 사시는 분도 있어요. ‘1년 뒤에는 어차피 안 오르겠느냐’고 하면서요.”(청담동 S공인)

지난 17일 부동산대책 발표 이후부터 시행일인 23일 전까지 서울 강남구에 있는 공동주택이 총 20건(17일~22일 계약일 기준) 거래된 것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10건이 신고가를 기록하며 직전 최고가를 갈아치웠다. 강남은 대치·삼성·청담동 일대가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이면서 전세 낀 투자물건(갭투자) 구매가 원천봉쇄돼 막차를 타려는 투자수요가 몰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사진=뉴시스)
24일 국토교통부와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강남지역 신고가 매물 10건 중 행정동별로 대치동과 삼성동이 4건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청담동이 2건으로 뒤를 이었다.

대치동에서는 대치동롯데캐슬 아파트가 20억5000만원(전용105㎡·7층)에 21일 실거래됐다. 지난 2018년9월7일 16억7000만원에 거래된 전고가 대비 3억8000만원 뛴 가격이다. 대치동부센트레빌(전용122㎡·26층) 아파트는 20일 35억원에 팔렸다. 앞서 6월5일 34억원(27층)에 팔린 전고가 대비 1억원 뛴 가격이다. 보름 만에 1억원이 올랐다.

삼성동에선 헤렌하우스(전용169㎡·2층) 아파트가 32억8000만원에 18일 실거래됐다. 2015년12월9일 최고가 29억원을 찍은 이후 5년 만의 첫 신고가다. 삼성롯데(전용78㎡·1층) 아파트는 21일 16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이 역시 2015년7월18일 7억5500만원에 거래된 이후 5년 만에 가격이 2배 이상 뛰면서 최고가에 팔렸다.



청담동은 청담현대3차(전용85㎡·6층)가 지난 19일 18억원에 실거래됐다. 전 고가(2018년5월6일) 대비 4억8000만원 오른 가격이다.

청담동 인근 S공인중개사 사무소 대표는 “지난17일 대책 발표가 있고 난 후 시행일인 23일 전까지 투자수요가 많이 몰렸다”며 “19일 거래된 청담현대3차도 호가가 계속 오르는 바람에 밤늦게 계약이 성사됐다”고 말했다.

이들 지역은 23일 이후부터 갭투자가 아예 금지됐다. 실거주 목적으로만 주택을 구매할 수 있고 2년 이상 ‘자기 거주용’으로 이용해야 한다.

해당 주택에 임대차 계약기간이 남아 있는 경우 원칙적으로 토지거래계약허가를 받을 수 없다. 다만 허가를 받더라도 실제로 토지를 취득(소유권 이전)하기까지는 일정기간(통상 2~3개월)이 소요되기 때문에 토지 취득시점이 도래하기 이전까지 임대차 계약기간이 종료되는 경우라면 예외적으로 허가 신청이 가능하다.

이를테면 토지거래계약허가 신청 후 허가증이 나오면 계약 체결(계약금 지급)을 하고 세입자가 빠지는 시점에 잔금을 완납, 소유권 이전하면 된다. 허가 신청시 토지이용계획서에 작성한 잔금 납부일이 통상적인 계약관행 내(약 2~3개월)에 있고 신청인이 잔금 납부일까지 해당 임대차 계약이 만료된다는 것을 객관적으로 소명하면 허가권자의 판단하에 허가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