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秋아들 안중근, 윤미향은 유관순이냐”...여권서도 “오버했다”

by박한나 기자
2020.09.17 13:24:40

[이데일리 박한나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 서모씨를 감싸면서 ‘안중근 의사 정신’을 언급해 논란이 일고 있다.

박성준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연합뉴스)
박성준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16일 논평에서 추 장관 아들에 대해 “명확한 사실관계는 추 장관의 아들이 군인으로서 본분을 다하기 위해 복무 중 병가를 내고 무릎 수술을 받은 것”이라며 “‘나라를 위해 몸을 바치는 것이 군인의 본분’(위국헌신군인본분)이라는 안중근 의사의 말을 몸소 실천한 것”이라고 말했다.

야당에서는 즉각 ‘망언’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김은혜 국민의힘 대변인은 구두논평에서 “반칙과 특권에 왜 난데없는 안중근 의사를 끌어들이나. 민주당은 대한민국 독립의 역사를 오염시키지 말라”면서 “장관 아들 한 사람 구하려다 집권 여당이 이성을 잃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외 같은 당 최형두 대변인과 여러 야권 인사들도 부적절한 인용이라고 성토했다.

‘조국 흑서’ 필진으로 이름을 올린 서민 단국대 의대 교수는 ‘안중근을 신성시하지 말자’는 글을 자신의 블로그에 올렸다.



서 교수는 “안중근 의사가 뭐 그렇게 대단한 인물인가. 기껏해야 삼흥학교를 세우는 등 인재양성에 힘썼고, 하얼빈에서 이토 히로부미를 사살했으며, 뤼순형무소에서 의연하게 순국함으로써 일본군 간수마저 감동하게 한 인물에 불과하다”며“난 추 장관의 아들 서씨가 안중근과 비교할 때 전혀 모자람이 없으며, 오히려 더 뛰어난 인물이라고 생각한다”고 반어적으로 말했다.

또 “윤미향 의원님은 유관순 열사”라며 “유관순이 태극기를 흔들며 대한독립 만세를 외치다 감옥에 간 것처럼, 윤미향도 일본군에게 피해를 입은 ‘위안부’ 할머니들을 앞세워 돈을 벌다가 친일세력의 준동 때문에 감옥에 갈 위기에 놓였다”고 비꼬았다.

여권 일각에서도 무리한 표현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강창일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해당 발언을 두고 “조금 오버다”라며 “그럼 대한민국 국민 전부 다 안중근 의사겠나”라고 했다.

강 전 의원은 17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우리 박성준 의원님이 안중근 공부를 너무 많이 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대한민국 군대를 갔다 온 사람 전부 안중근 의사라는 얘기인가”라며 “나라를 지키기 위해 군대에 갔으니 말은 될 수 있겠지만, 안중근 의사의 위대함이 줄어드는 거 아니겠나. 지나쳤다”고 덧붙였다.

논란이 확산하자 박 대변인은 이 부분을 글에서 삭제했다. 또 “오늘 대변인 논평에서 적절하지 않은 인용으로 물의를 일으켜 깊이 유감을 표한다”며 “앞으로 좀 더 신중한 모습으로 논평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