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오일뱅크, 온실가스 100% 제거 ‘찐’ 블루수소 만든다

by김영수 기자
2021.06.14 14:21:07

수소생산공정 이산화탄소 36만t/년 전량 활용..블루수소·탄소중립 동시 추진
정제설비·충전소·발전사업 투자 등으로 2025년 블루수소 10만t/년 판매

[이데일리 김영수 기자] 현대오일뱅크가 수소제조공정에서 발생하는 탄소 전량을 회수, 활용할 수 있는 인프라 구축을 추진하며 블루수소 사업 성공에 성큼 다가섰다.

14일 현대오일뱅크는 국내 최대 액체 탄산 제조업체인 신비오케미컬과 충남 대죽 일반산업단지에서 ‘액체 탄산 생산공장’ 기공식을 가졌다.

반도체 공정용 탄산가스와 드라이아이스 등을 제조하는 이 공장은 신비오케미컬이 내년 상반기까지 800억원을 투자해 완공할 예정이다. 현대오일뱅크는 대산공장 내 수소제조공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 20만t/년을 제품 원료로 공급할 계획이다. 기존 수요처인 선도화학과도 협력을 강화해 이들 업체에 공급하는 이산화탄소 규모를 지난해 9만t/년 수준에서 내년 상반기 최대 36만t/년으로 늘릴 계획이다.

▲14일 충남 대죽 일반산업단지에서 기공식에 참석한 (왼쪽부터)김명현 현대오일뱅크 상무(기술부문장), 김경호 서림종합건설 대표, 정해원 현대오일뱅크 부사장, 홍지유 신비오케미컬 대표, 김대중 신비오케미컬 이사, 홍인수 현대오일뱅크 팀장(기술기획팀) 등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현대오일뱅크)
블루수소는 화석연료로 수소를 제조하는 과정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를 회수, 활용해 만들어진 수소다. 대기 중에 탄소가 그대로 배출되는 그레이수소와 신재생 에너지로 만들어져 제조단가가 비싼 그린 수소와 비교해 각각 친환경성과 경제성이 우수하다. 현 시점에서 가장 실현 가능성 높은 친환경 에너지 자원으로 분류된다.



정유사들은 탈황 공정 등에 투입하기 위해 납사, 천연가스, LPG를 원료로 수소를 만드는 설비를 갖추고 있다. 현대오일뱅크도 연산 20만t의 수소 제조 공정을 갖추고 있는데 이 과정에서 연간 약 36만t의 이산화탄소가 배출된다.

현대오일뱅크 관계자는 “이번 사업협력을 통해 현대오일뱅크는 수소 제조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 전량을 회수해 제품화하게 된다”며 “국내 정유업계에서 처음 시도되는 것으로 기존 수소 제조 공정이 블루수소 생산 기지로 탈바꿈하는 셈”이라고 전했다. 이어 “탄소배출저감과 추가 수익 창출 이라는 부가 효과도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현대오일뱅크는 블루수소 판매 인프라 확충에도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현대오일뱅크는 2025년까지 연간 10만t의 블루수소를 수소충전소와 연료 전지 발전용으로 판매할 계획이다. 첫 단계로 다음달까지 대산공장에 블루수소를 차량용 연료로 개질하는 고순도 정제설비를 구축할 예정이다. 하루 정제 가능량은 3000kg으로 넥소 600대를 충전할 수 있는 양이다.

정제 수소는 특수목적법인이 설립한 수소충전소와 자체 충전네트워크에 판매될 예정이다. 수소충전소 구축을 위한 특수목적법인 ‘코하이젠’ 설립에 참여한 현대오일뱅크는 연내 직 자영 충전소 3곳을 추가 확보, 총 8개의 자체 판매 네트워크도 운영할 계획이다.

강달호 현대오일뱅크 대표는 “발전사 등과 합작법인을 설립해 2023년부터 20메가 와트 이상의 연료전지발전사업에도 진출한다는 방침”이라며 “제조, 판매 인프라 조기 구축을 통해 블루수소 사업 선도 기업으로 자리매김한다는 전략”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