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리밸런싱 이어 내년에도…국내주식 '덜 파는 쪽' 선택한 국민연금

by조해영 기자
2021.06.14 14:20:23

국내주식 최대한 유지하는 기금운용계획안 선택
중기자산배분안에서도 최대한 덜 줄이는 쪽으로
개인투자자 급증에 국내시장 재평가 시각도

[이데일리 조해영 기자] 국민연금이 올해 들어 국내주식의 투자 허용범위를 확대한 데 이어 내년 기금운용계획에서도 국내주식의 절대 투자금액을 확대하기로 했다. 특히 국내주식 투자금액을 3조원 넘게 줄이는 안을 두고도 늘리는 안을 채택해 국민연금이 국내주식을 ‘덜 파는’ 선택을 이어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달 28일 오후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오른쪽 두번째) 주재로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 회의가 진행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지난 제6차 기금운용위원회에서 ‘2022년도 국민연금기금운용계획안’을 의결했다. 국민연금은 내년도 예상 수입과 지출의 차액인 98조9412억원을 △국내주식 4000억원 △해외주식 28조원 △국내채권 38조5000억원 △해외채권 14조4000억원 △대체투자 17조6000억원 등으로 운용하기로 했다.

주목할 점은 국민연금이 의결한 안을 포함해 네 가지 안을 두고 논의한 결과, 국내주식의 절대적인 금액 수준을 오히려 늘리는 결론을 내렸다는 것이다. 의결된 안(1안)을 제외한 2~4안은 국내주식 운용자산이 적게는 1조원에서 많게는 3조1000억원까지 감소하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실제로 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이날 함께 의결한 ‘2022~2026 중기자산배분안’에서도 국내주식 비중을 가장 덜 줄이는 안을 택했다. 국민연금은 2026년 말 기준으로 국내주식 목표비중을 13.5%, 14.0%, 14.5% 세 가지를 놓고 논의했고 이 가운데 가장 비중이 큰 14.5%를 선택해 국내주식 매도세 부담을 다소 줄였다.

이는 국민연금이 4월 진행한 리밸런싱과 비슷한 취지이기도 하다. 국민연금은 국내주식 리밸런싱을 통해 목표비중 이탈 허용범위를 확대함으로써 국내시장에서의 국민연금 매도세에 제동을 걸었다. 연기금은 지난달까지 12개월 연속 코스피시장에서 매도세를 이어갔는데 매도세는 올해 1월을 정점으로 지난달까지 꾸준히 감소했다.

국민연금의 이 같은 ‘태도 변화’를 두고 국민연금이 국내 시장을 재평가하기 시작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동시에 지난해를 기점으로 국내 주식시장이 커진 상황에서 개인투자자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는 점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한 관계자는 “지난해 코스피지수가 오르면서 국민연금의 국내주식 평가액이 갑자기 커진 경험을 한 만큼 국내주식 비중을 줄이고 해외주식을 늘리는 것에 대한 의문점을 제기하는 시각이 있어 최대한 마일드하게 가는 안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