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보다 금리 낮으면 韓 국채 판다?…"그것은 옛말"

by김정현 기자
2018.12.19 12:00:00

한은, 한국 채권시장의 해외자본 유출입 결정요인

사진=AFP


[이데일리 김정현 기자] 국내 채권시장의 외국인 유출입이 한·미 금리 차에 거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금리 차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외국 민간은행 자본이 국내 시장에서 미치는 영향이 크게 줄어서다.

김수현 한국은행 국제경제연구실 부연구위원은 19일 ‘한국 채권시장의 해외자본 유출입 결정요인’ 보고서를 통해 “전체 해외채권자본 유출입에 한·미 금리 차가 크게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지난 2008년 1월~2017년 12월 중 국내 채권시장에 유입된 투자주체별 해외자본을 분석한 것이다. 1개월물과 1년물, 10년물 등 장·단기물로 나눠 살폈다.



보고서는 △중앙은행 △국부펀드 △민간펀드 △민간은행 등 네 부분으로 나눠 분석했다. 그 중 중앙은행, 국부펀드 등 공공자본과 민간펀드의 경우 한·미 금리 차에 유의한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고 결론을 냈다.

민간은행의 경우 1개월물과 1년물 금리 차에 유의한 반응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은행은 단기채권 거래를 통한 차익거래에 집중하는 것으로 추정된다는 뜻이다.

다만 민간은행의 이같은 반응은 전체 해외자본 변동에는 크게 영향을 미치지 못 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전체 해외자본 중 민간은행 자본이 차지하는 비중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에는 절반을 상회하기도 했지만, 최근 5% 미만으로 큰 폭 감소해서다. 바젤3 등 국제적 은행자본 규제 등도 민간은행의 해외채권 투자를 제약한 요인으로 꼽힌다.

해외채권자본은 오히려 주요국 외환보유액 증감에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앙은행의 경우 외환보유액으로 해외채권에 투자하는 만큼 주요국의 외환보유액이 늘어나면 국내로 유입되는 채권자금도 많아진다는 설명이다.

글로벌 리스크 요인에도 해외채권자본이 영향을 받는 것으로 파악됐다. ‘공포지수’로 불리는 VIX 지수가 1%포인트 상승할 때 총 해외채권자본의 총자본 대비 유입액이 0.13%포인트 감소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가령 월평균 총자본 대비 1%씩 해외채권자금이 유입되는 추세였다면, 유입률이 0.87%(1.00%-0.13%포인트)로 둔화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