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대표소송 '키맨' 구성 바뀐다…위원장·사용자위원 교체

by조해영 기자
2022.01.26 14:18:41

사용자단체 추천 허희영 사임에 후임 인선 착수
대표소송 결정·투자기업 의결권행사 등 중책
수탁위원장도 변경 예정…신왕건 위원장

[이데일리 조해영 기자] 대표소송 결정 권한으로 논란의 중심이 된 국민연금 산하 수탁자책임 전문위원회(수탁위)의 구성에 변화가 있을 예정이다. 사용자 위원 측 공석이 발생하면서 후임 인선 작업이 필요하고, 위원장도 상근 전문위원이 돌아가면서 맡게 돼 있는 특성상 2월 말부터 바뀌게 된다.

지난 24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국민연금공단 충정로 사옥 앞에서 열린 ‘현대산업개발-카카오-이마트 정기주총 국민연금의 주주권행사 촉구 기자회견’에서 참석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참여연대와 공적연금강화국민행동, 민주노총·한국노총 등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현산·카카오·이마트 등에 전문경영인 공익이사를 추천하고, 문제이사 해임과 회사·주주가치 추락 재발 방지 시스템을 마련하라”고 요구했다. (사진=연합뉴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수탁위에 사용자 단체 측 추천 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던 허희영 한국항공대 교수는 최근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에 사임 의사를 전달했다. 허 교수는 올해 초 한국항공대 총장으로 취임하면서 사임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코(005490) 물적분할 의결권 행사 방향을 결정했던 지난 24일 회의를 마지막으로 활동을 종료한 것이다.

국민연금 수탁위는 총 9명으로 구성돼 있다. 수탁위를 포함해 다른 전문위원회에도 모두 참여하는 상근 전문위원 3명과 함께 사용자 단체, 근로자 단체, 지역가입자 단체가 각 2명을 추천해 총 6명이 일반 위원으로 함께 활동하고 있다.



사용자 단체 추천 위원의 공백이 발생하면서 보건복지부는 경제단체들로부터 후임 위원 후보를 추천받을 예정이다. 한 경제단체 관계자는 “복지부가 다음 수탁위 회의까지는 후임 위원 선정을 완료하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경제단체들이 추천한 후보들 가운에 최종 위원 선정은 복지부의 몫이다.

이번 위원 선정이 주목받는 이유는 국민연금이 추진하고 있는 대표소송 결정 주체 변경과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국민연금은 다음 달 말쯤 최고 의사결정 기구인 기금운용위원회(기금위)를 열고 지난해 말 논의를 끝내지 못했던 수탁자책임 활동에 관한 지침 개정안을 다시 논의한다.
지난 20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한국상장회사협의회와 한국경영자총협회 주최로 열린 ‘국민연금 대표소송 정책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이 기념 촬영하고 있다. (사진=한국경영자총협회)
개정안의 핵심은 강한 수준의 주주권 활동인 대표소송을 결정하는 주체를 기존 기금운용본부에서 수탁위로 내려보내는 것으로, 이 안건이 기금위를 통과하면 새로 위촉될 사용자 위원을 포함한 9명이 국민연금 투자기업에 대한 대표소송 전반에 대한 개시 결정권을 갖게 된다.

이와 함께 일반적으로 3월에 기업의 주주총회가 몰려 있는 탓에 2월부터 수탁위가 다수의 의결권 행사 방향 결정을 담당하게 된다는 점도 있다. 이 때문에 복지부 역시 수탁위에 업무가 몰리는 시즌을 앞두고 사용자 위원 위촉 작업에 속도를 낼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수탁위 회의를 이끄는 위원장 역시 다음 달로 바뀔 예정이다. 지난 2020년 2월 활동을 시작한 상근 전문위원 3명은 수탁위, 위험관리·성과보상전문위원회, 투자정책전문위원회 등 3개 전문위의 위원장을 1년씩 돌아가면서 맡고 있다. 현재 수탁위원장으로 있는 원종현 상근 전문위원(근로자 단체 추천) 후임으로는 신왕건 상근 전문위원이 오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