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부동산 거품 크지 않다…장기침체 더 주시해야"

by김정남 기자
2019.11.21 14:00:00

한국금융학회 정책 심포지엄
성태윤 교수 "부동산發 위기 가능성 낮아"
"투자 악화 심화…장기침체 위기 가능성"
김상봉 교수 "제2금융권 안정적이지만…"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 (사진=이데일리DB)


[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한국은 부동산 시장과 부동산 대출에 기반하는 가격 거품에 따른 금융위기의 가능성은 높지 않습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21일 서울 중구 예금보험공사에서 한국금융학회 주최로 열린 ‘한국의 부문별 금융위기 위험 진단과 대응 방안’ 심포지엄에서 “한국의 경우 부동산 가격 거품은 크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며 이렇게 말했다. ‘부동산 금융 채널로 본 한국의 상황 진단’ 발표를 통해서다.

성 교수는 “과거 미국의 경우 부동산 금융 채널이 경제·금융위기에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며 현재 한국의 상황을 비교한 결과를 내놨다. 성 교수에 따르면 최근 한국의 소득 대비 주택가격 배율(House price-to-income ratio)은 하락하고 있다. 임대료 대비 주택가격 배율(House price-to-rent ratio)도 오히려 내림세다. 성 교수는 “한국의 주택담보대출 비중은 미국, 일본과 비교해 낮다”고도 했다. 그가 부동산발(發) 위기 가능성을 낮게 보는 이유다.



성 교수는 다만 “가계부채가 증가세인 상황에서 금리가 어느 정도까지 부담을 확대 시킬 지는 금융위기에 있어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며 “부채 부담을 완화하는 금리정책이 중요해졌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한국은 부동산 가격 거품 이슈보다 경기 악화로 인한 가계소득 감소와 빚 부담 증대에 따른 위험이 크다”며 “이에 따른 장기침체 형태의 위기 가능성은 높아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또 “한국 경제는 특히 투자와 고용의 악화가 주목할 정도로 심화됐다”며 “실물경기 악화에 대한 우려가 크다”고 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제2 금융권 위험 진단’을 통해 위기 가능성을 언급했다. 그는 “제2 금융권의 연체율은 현재 안정적인 수준”이라면서도 “금융시장이 급격히 혼란해지거나 실물경제에 충격이 오는 경우 금융위기가 발생할 수 있다”고 했다.

이승호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한국의 외환건전성 현황을 점검했다. 이 위원은 “경상수지 흑자 기조의 지속 등으로 외환수급 구조가 안정돼 있다”며 “외환 부문의 구조적인 취약성에 따른 외화 유동성위기 가능성은 낮다”고 평가했다.

그는 하지만 △선진국 통화정책 변화 △미·중 무역갈등 장기화 △대내·외 실물경기의 회복 지연 등을 거론하며 “향후 변동성 확대 가능성과 잠재적인 위험 요인이 상존하고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