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스퀘어, 3년간 2조 투자…반도체·블록체인 투자 가속화

by김현아 기자
2022.03.28 14:24:05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28일 SK스퀘어 본사 수펙스홀에서 열린 SK스퀘어 제 1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박정호 부회장이 주주들에게 회사 비전을 밝히고 있다.


SK스퀘어(대표이사 박정호)가 28일 SK스퀘어 본사 수펙스홀에서 제 1기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재무제표 ▲이사 보수한도 안건을 승인했다. 박정호 부회장을 비롯한 경영진이 주주들과 소통하며 회사의 비전을 제시했다.

2021년 11~12월 연결 재무제표는 매출 1조 1,464억원, 영업이익 4,198억원으로 승인됐다.

올해부터 연간 실적 반영 시 주주가치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이사 보수한도는 120억원으로 승인이 이뤄졌다. SK스퀘어 출범일은 2021년 11월1일이다.

SK스퀘어 주가 하락…“기업가치 회복 자신”

SK스퀘어(402340)의 이날 주가(오후 2시 15분 기준)은 5만7200원. 작년 분할 직후 시초가 6만1800원 대비 7.5% 하락했다. 박정호 대표이사(부회장)는 “코로나 장기화와 미국의 기준금리 상승,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글로벌 공급망 위기로 글로벌 투자 심리가 위축되고 있다”면서 “우리 주가역시 시장 변화에 영향을 받는다”고 전제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이런 상황은 주가나 IPO 시장에는 부정적이나, 반대로 인수합병(M&A)에는 효자로 작용한다”면서 “역설적으로 높은 잠재력의 기업을 좋은 가격에 살 수 있다. 3년간 2조원의 투자 재원으로 새로운 M&A 시장의 플레이어가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특히 “저희 주주가 대부분 통신의 주주였는데, 외국인 주주 7% 정도가 팔았다. 매도 물량이 많이 나왔지만 다시 다른 외국인 주주들이 매입을 시작했다. 투자 전문회사로 성장을 보여드리면 기업가치는 반드시 회복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글로벌 반도체 밸류체인과 넥스트플랫폼(Next Platform)에 투자 가속

박정호 부회장은 이날 주총에서 “올 한해 글로벌 거시경제의 불확실성 속에서도 M&A(인수합병) 시장에서는 좋은 기업들을 좋은 가격으로 투자할 수 있는 기회가 많이 생길 것”이라며, “우리가 잘 알고 있고 성장 잠재력이 높은 반도체와 블록체인 등에 투자해 SK스퀘어 기업가치 증대의 원년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SK스퀘어는 향후 3년간 2조원 이상의 자체 투자 재원을 확보하고 국내외 투자자들과 공동투자 기반을 마련해 반도체, 넥스트플랫폼 영역에 집중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먼저 미국, 일본 등 반도체 선진시장을 무대로 글로벌 반도체 밸류체인(Value Chain) 내 대표 기업에 투자해 SK스퀘어 산하의 SK하이닉스와 사업 시너지를 노린다. 해외 유수 전략적·재무적 투자자들이 SK스퀘어의 반도체 투자 역량에 신뢰를 표하며 공동 투자 의향을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SK스퀘어의 주요 경영진은 지난 10년간 SK하이닉스 인수, 키옥시아 지분 인수, 인텔 낸드 사업 인수 등 성공적인 대형 M&A를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반도체 전문 투자 역량을 두루 인정받고 있다. 국내외 투자회사 가운데 SK스퀘어만큼 글로벌 반도체 영역에 강점을 가진 곳은 드물다.



또한 SK스퀘어는 블록체인과 같은 넥스트플랫폼 영역에 과감히 투자해 미래 혁신 산업을 빠르게 선점한다는 전략이다. 출범 후 발빠르게 투자한 ▲가상자산거래소 코빗 ▲디지털 휴먼 제작사 온마인드 ▲국내 최대 농업플랫폼 그린랩스 등이 여기에 속한다. 이 회사들은 현재 각 영역에서 높은 성장을 기록하며 SK스퀘어의 기업가치를 꾸준히 높이고 있다.

코빗은 SK텔레콤, SK플래닛 등 SK ICT 관계사들과 협력을 강화해 시장 점유율을 훌쩍 상회하는 가입자 순증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온마인드의 디지털 휴먼 ‘수아’는 올해부터 TV 광고, 메타버스, 음원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 보폭을 크게 넓힐 예정이다. 그린랩스도 국내 농업의 디지털화를 선도하며 유니콘을 뛰어넘는 기업으로 급성장하고 있다.

박정호 부회장은 “(3D 가상인간) 온마인드의 인공모델 수아는 올해 대형 TV광고 모델로 데뷔시킬 예정이고, 음원과 메타버스에서 핵심역할을 하도록 하겠다. 코빗은 SK ICT 패밀리와의 마케팅 시너지로 10% 정도 가입자가 순증했다”고 자신했다. 그는 “디지털 농업인 그린랩스는 7단계 되는 농수산 유통 과정을 산지에서 가는 3단계로 줄이는 것을 준비중”이라면서 “소비자와 생산자 모두에게 이득되는 결과다. 전략적으로 참여해서 해외에 이 플랫폼 가져가는 것을 준비중이다”라고 부연했다.

SK ICT 서비스 아우르는 블록체인 기반 경제시스템 구축

SK스퀘어는 지난해 가상자산거래소 코빗에 투자해 2대 주주에 오른 이후, SK ICT 관계사들과 코빗의 시너지를 견인함으로써 블록체인 기반 경제 시스템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예를 들어 SK텔레콤의 메타버스, SK플래닛의 멤버십·포인트 서비스 등 SK스퀘어 관계사가 보유한 실물 자산과 암호화폐를 연계해 서비스 이용 고객에게 차원이 다른 혜택을 제공한다는 구상이다.

SK스퀘어는 관계사들과 함께 올해 2분기 내로 암호화폐 백서(White Paper)를 공개하고, 3분기 암호화폐 발행과 이에 연계한 서비스 확장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현재 SK플래닛 주도 하에, 관계사들이 보유한 다양한 ICT 서비스와 오랜 기간 쌓아온 기업 신뢰도, 블록체인 기술력을 토대로 암호화폐의 성공 가능성을 높이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주주환원정책 강화 의지

SK스퀘어의 포트폴리오는 SK하이닉스, SK쉴더스, 11번가, 티맵모빌리티, 원스토어, 콘텐츠웨이브, SK플래닛, FSK L&S, 인크로스, 드림어스컴퍼니, SK스퀘어 아메리카, CS T1, IDQ, 테크메이커, 스파크플러스, 나노엔텍, 코빗, 온마인드, 그린랩스로 총 19개에 달한다.

SK스퀘어는 포트폴리오의 더 큰 성장을 주도해 스퀘어의 기업가치를 한층 끌어 올린다는 계획이다.

올 상반기를 목표로 현재 비상장사인 SK쉴더스, 원스토어의 IPO를 추진함으로써 신규 자금 유입을 통한 미래 성장을 앞당긴다.

더불어 포트폴리오 회사들이 이커머스, 모빌리티, 콘텐츠 등 각 영역에서 경쟁력을 갖추고 크게 도약할 수 있도록 강력한 사업 제휴를 추진할 예정이다.

박정호 부회장은 이날 “SK스퀘어가 향후 투자 수익을 실현하면 자사주 매입·소각 또는 특별배당을 통해 주주가치를 극대화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