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6년 뚝심 결실`..SK하이닉스 2Q 영업益 3조 시대 개막(종합)

by양희동 기자
2017.07.25 14:11:02

매출 6조6923억·영업익 3조507억·이익률 45.6%
서버 D램과 모바일용 낸드플래시 성장 견인
시설투자 확대..中우시·청주 공장 내년 4Q 완공

SK하이닉스가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3조원을 넘기며 매출·영업이익률 등 전 분야에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SK하이닉스가 3D낸드 양산을 시작한 경기도 이천 M14공장. [SK하이닉스 제공]
[이데일리 양희동 이재운 기자] 최태원() SK(034730)그룹 회장이 지난 2011년 반도체 사업에 진출한 지 6년 만에 SK하이닉스(000660)가 올해 2분기 영업이익 3조원 시대를 열며 △매출 △영업이익 △영업이익률 등 전 분야에서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지난해 말부터 시작된 글로벌 메모리시장 ‘슈퍼사이클’에 힘입어 지난 1분기 영업이익 2조원을 넘어섰던 SK하이닉스는 불과 한 분기만에 다시 3조원의 벽을 뛰어넘었다. SK하이닉스는 올 하반기에도 주요 스마트폰업체의 신제품 출시 영향 등으로 메모리 수요가 늘면서, 4분기께 영업이익이 4조원을 넘는 등 신기록 행진을 이어갈 전망이다. 또 메모리 수요 급증에 대응하기 위해 올해 7조원으로 계획했던 시설투자 규모를 늘리고, 오는 2019년 상반기로 예정했던 충북 청주 공장과 중국 우시 공장의 완공 시점도 내년 4분기로 앞당길 계획이다.

SK하이닉스는 25일 올 2분기 경영실적 발표를 통해 매출액 6조 6923억원, 영업이익 3조 507억원 등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전년동기 대비 69.8%, 573.7% 증가했다. 전 분기와 비교해도 매출은 6.4%, 영업이익은 23.6%가 늘었다. SK하이닉스의 2분기 영업이익은 작년 한해 수익(3조 2767억원)과 맞먹는 수준이다. 또 영업이익률은 무려 45.6%를 기록하며 지난해 2분기(11.5%)와 비교해 4배 가까이 상승했다.

제품별로 보면 D램은 가파른 수요 증가세를 보인 서버 D램의 비중 확대로 출하량과 평균판매가격(ASP)이 각각 전 분기 대비 3%, 11% 상승했다. 또 낸드플래시는 스마트폰 수요 둔화 등의 영향으로 출하량은 전 분기 대비 6% 줄었지만 가격이 모든 제품에서 고르게 강세를 보이며 ASP가 8% 상승했다.

SK하이닉스는 하반기에도 서버 D램과 함께 스마트폰 신제품 출시 효과 등으로 수요 강세가 지속 될 것으로 전망했다. 공급 측면에서는 D램 업체들의 클린룸 공간 부족과 3D낸드 투자 부담에 따른 투자 여력 감소 등으로 인해 연간 공급이 수요 증가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하반기로 갈수록 공급 부족은 점차 완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낸드플래시도 고용량 낸드를 채용하는 스마트폰 신제품 출시가 수요를 이끌 것으로 전망했다. 공급 부족 상황은 3D 낸드 생산 가속화에 따라 4분기부터 다소 완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이런 시장 환경 속에서 지속적으로 수요를 견인할 서버와 모바일 중심으로 제품을 운영해 메모리 시장에서의 입지를 강화한다는 구상이다. 이에 D램은 고성능 모바일 제품인 ‘LP DDR4X’의 양산을 확대하고, 차세대 10나노미터(nm·10억 분의 1m)급 제품도 계획대로 하반기 양산을 시작한다. 또 이달부터 경기도 이천 M14공장 2층에서 본격적으로 3세대 48단 제품을 중심으로 3D낸드 생산을 시작한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지난 4월 세계 최초로 개발한 4세대 72단 3D낸드는 올 연말 고용량 모바일 솔루션과 cSSD(소비자용 솔리드스테이트디스크) 제품을 시작으로 내년에는 eSSD(엔터프라이즈용)향으로도 판매를 확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SK하이닉스의 실적 개선 흐름은 하반기에도 이어져 3분기에는 3조 8000억원 안팎, 4분기엔 4조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예상된다. 2017년 한해 영업이익은 13조원 이상이 될 전망이다. SK하이닉스는 메모리 수요 대응을 위해 올해 7조원을 계획한 시설투자비를 늘리고, 제품 생산도 확대할 계획이다. 또 내년 이후를 대비해 3조 1000억원을 투자해 건설할 예정인 청주 낸드플래시 공장과 중국 우시 D램 공장의 완공 시기를 반년 이상 앞당긴 내년 말 마무리 짓는 방안도 검토할 예정이다.

SK하이닉스는 하반기에 D램의 경우 서버용, 낸드플래시는 스마트폰용을 중심으로 수요가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석희 SK하이닉스 사업·경영총괄 사장은 이날 실적발표 컨퍼런스콜(다중전화 회의)을 통해 “D램시장은 서버 수요가 크게 증가하고 서버당 D램 채용량도 빠르게 늘고 있어 하반기 성장세를 이끌 것”이라며 “낸드플래시도 하반기에 스마트폰 채용 증가가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이런 시장 상황에 대비해 D램은 지난해 대비 생산량(CAPA)을 3~5% 늘리고 낸드플래시도 이천 M14공장 2층에서 본격 양산해 생산을 확대할 계획이다. 여기에 시설투자비와 추가 생산공장 완공시기도 앞당겨 향후 시장 수요를 대비한다는 전략이다.

이명영 SK하이닉스 재무기획본부장(전무)은 “올해 시설투자비 규모를 애초 예상한 7조원에서 상향하는 방안을 재검토하겠다”며 “공정 전환만으로는 수요를 충족할 수 없어 하반기 시설투자를 늘리고 중국 우시와 청주 공장도 기존 2019년 상반기에서 내년 4분기로 앞당기겨 완공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