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경제성장률 1.1%…"年 3% 성장 경로 순항"(종합)

by김정남 기자
2018.04.26 10:32:38

1분기 성장률 1.1%…시장전망 부합
"설비투자 호조 속 민간소비도 양호"
정부·한은 전망 年3% 성장 무난할듯
음식·숙박업 성장 -0.9% 부진 '촉각'

최근 2년여간 분기별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전기 대비) 추이다. 올해 1분기 성장률은 1.1%로 시장 예상치(1.0%)에 부합했다. 정부와 한국은행이 전망하는 연 3% 성장 경로에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출처=한국은행


[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예기치 못한 대외 충격에도 우리 경제가 3% 성장 경로로 순항하고 있다. 올해 1분기 성장률이 반 년 만에 최고인 1.1%를 기록했다.

미국이 보호무역주의를 강화하고 기준금리 인상을 가속화하는데 따른 우려가 작지 않은 상황이지만, 기조적인 성장세는 유지하고 있다는 평가다.

한국은행이 26일 내놓은 올해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속보치를 보면, 1분기 GDP 증가율은 전기 대비 1.1%를 보였다. 분기 성장률로 따지면 지난해 3분기(1.4%) 이후 2분기 만에 가장 높다.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은 2.8%다. 반 년 전인 지난해 3분기(3.8%) 이후 최고치다.

이는 당초 시장의 예상치에 부합하는 것이다. 시장은 1분기 성장률을 전기 대비 1.0%로 전망했다. 지난해 4분기 성장률(-0.2%)이 워낙 낮았던 만큼 기저효과가 있는 데다, 성장세 전반도 양호할 것으로 봤기 때문이다.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 전망치는 2.9%였다.

건설투자를 제외하면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1분기 설비투자 증가율은 전기 대비 5.2%를 기록했다. 2016년 4분기 당시 6.5% 이후 5분기 만의 최고치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한 증가율은 9.2%다. 지난해 1분기부터 10% 안팎 높은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한은 관계자는 “반도체 제조용장비 투자가 계속 높은 수준”이라며 “일반 기계류와 운송장비 투자도 모두 늘었다”고 말했다.

정부소비는 전기 대비 2.5%, 전년 동기 대비 6.1% 각각 늘었다. 연초 정부의 건강보험급여비 지출이 증가하면서다.



민간소비의 경우 0.6% 증가율(전기 대비)을 보였다. 지난해 1분기(0.5%) 이후 1년 만에 가장 낮다. 다만 전년 동기 대비 기준으로 보면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는 평가다. 민간소비는 지난해 1분기 이후 2.1%→2.4%→2.6%→3.4%→3.4% 늘었다. 한은 관계자는 “민간소비는 양호한 수준”이라고 판단했다.

1분기 수출 증가율은 4.4%였다. 반 년 전인 지난해 3분기(5.6%) 이후 가장 높다.

“우리 경제는 수출과 소비에 힘입어 완만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는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최근 진단에서 벗어나지 않는 흐름이다.

그러나 건설투자의 부진은 눈에 띈다.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은 2.7%에 불과했다. 2014년 4분기 -1.7% 이후 3년여 만에 가장 낮다. 최근 몇 년 우리 경제 전체를 먹여살리다가, 점차 둔화하고 있다는 평가가 가능해 보인다.

관심이 모아지는 건 정부와 한은의 올해 성장 전망 경로에 있는지 여부다. 우리 경제는 지난해 3년 만에 3.1% 성장을 했고, 정부는 올해도 3%대 유지를 목표로 하고 있다.

박성욱 금융연구원 거시경제연구실장은 “지금과 같은 기조적인 성장 흐름이 이어진다면 연 3% 성장률은 무난할 것 같다”며 “(미국 등 대외 불확실성이) 금융시장에는 곧바로 영향을 주겠지만 실물경제에는 상당한 시차를 두고 반영될 것”이라고 했다.

특히 코 앞으로 다가온 남북 정상회담은 호재로 꼽힌다. 지정학적 리스크가 해소되면 소비심리 개선이 긍정적일 수 있다고 한은은 판단하고 있다.

정규일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앞으로 분기 성장률이 0.77∼0.82% 사이에 있으면 3% 성장이 가능하다”면서도 “올해가 절반 이상 남아있어 전망하기에는 이르다”고 말했다.

한편 1분기 서비스업 중 도소매·음식숙박업 성장률은 0.9% 감소했다. 지난해 1분기(-1.3%)에 이어 다시 마이너스(-)를 나타냈다.

정 국장은 “중국인 관광객이 계속 줄었던 데다 미세먼지가 심해지며 외부활동이 많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최저임금 인상에 대해서는 분석하지 못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