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가항공 시장에 '가격 파괴' 바람 분다

by한규란 기자
2013.06.03 17:50:53

국내 LCC 기내식 유료화 검토.."가격 경쟁력 제고"
인도항공, 에어아시아 따라 운임 낮추고 서비스 유료화

[이데일리 한규란 기자] 세계 저가항공 시장에 ‘가격 파괴’ 바람이 불고 있다. 일부 해외 저가항공사(LCC)가 일반 항공사보다 절반 가량 싼 ‘파격적인 운임’으로 고객을 끌어모으자 이와 대등하게 경쟁해야 하는 기존 국적 항공사도 잇따라 새로운 전략을 짜고 있다. 해외 LCC처럼 운임을 확 낮추는 대신 다른 서비스는 모두 유료로 제공하는 방식이다.

3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국내 LCC는 기내식 등 기내 서비스를 유료화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해외 LCC들이 잇따라 국내 시장에 진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작년 말 기준 우리나라에 취항한 외국계 LCC는 에어아시아 계열의 에어아시아재팬과 에어아시아엑스, 일본의 피치항공·스타플라이어, 필리핀계 세부퍼시픽·제스트 등이다.

이미 진에어는 스낵과 어린이용 키즈밀을, 이스타항공은 스낵 등을 유료로 팔고 있다. 제주항공도 국제선 승객에게 제공하는 기내식을 유료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국내 LCC는 당초 외국 LCC보다 기본 요금은 높은 대신 기내식 등을 무료로 제공하는 ‘프리미엄 서비스’를 지향해 왔다. 한국인이 대형 항공사의 고품격 서비스에 익숙해져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LCC에 대한 소비자의 인식이 바뀌면서 항공사들이 서비스를 유료화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수정하고 있다. 실제로 여행비교사이트 스카이스캐너에 따르면 한국인 여행객 1000명 중 절반 이상이 LCC 이용시 식사와 음료수, 영화 등 기본 기내 서비스를 유료화하는 데 찬성한다고 답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최근 해외 LCC가 잇따라 국내 시장에 진출하면서 이들 LCC처럼 서비스 사업 모델을 바꾸자는 말이 나오고 있다”며 “소비자의 인식도 달라지고 있는 만큼 기내 서비스를 유료화하는 움직임이 한층 빨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인도 저가항공 시장도 비슷한 분위기다. 아시아 최대 LCC인 말레이시아계 에어아시아가 인도에 진출하기로 하면서 국적 LCC들이 서비스 유료화를 추진하고 있다. KOTRA 등에 따르면 에어아시아는 지난 2월 인도 타타그룹 계열사인 타타선즈, 또 다른 인도 업체인 텔레스트라 트레이드플레이스 등과 합작사를 세워 인도 진출 채비를 마쳤다.

에어아시아는 이같은 내용을 담은 투자 제안서를 인도 정부의 외국업체 투자승인 기관인 외국인투자촉진위원회(FIPB)에 제출했다. FIPB 승인이 나면 인도민간항공국(DGCA) 허가를 받아 사업을 시작하게 된다.

인도의 민간항공국은 에어아시아에 맞서 5개 국내 항공사(에어인디아, 제트에어웨이, 인디고, 스파이스제트, 고에어)에 새로운 서비스 규정을 통보했다. 바로 에어아시아처럼 서비스별 부과 요금을 받기로 결정한 것.

국내선을 이용하는 승객은 기내식과 스낵과 음료, 체크인 수하물, 항공사 라운지 사용, 선호좌석 지정예약 등을 원할 경우 따로 요금을 내야 한다. 그러나 기본 요금 자체는 인하하기로 했다. 일부 항공사의 경우 델리~뭄바이 노선을 30일 전에 미리 예약하면 1200~1400루피이던 기본요금을 920루피로 내렸다.

민간항공국 장관은 “새 규정을 마련하기까지 다른 나라 항공사의 다양한 사례를 지켜봤다”며 “앞으로 에어아시아와 경쟁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