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發 고용대란 정규직까지 확산…상용직 24만명 실직 '역대 최대'

by김소연 기자
2020.10.29 12:00:00

고용부 9월 사업체노동력조사 결과 발표
코로나19 장기화에 상용직 근로자 '흔들'…7개월째 ↓
임금상승률 0.1% 불과…임금·근로시간 모두 줄어

[이데일리 김소연 기자] 코로나19 장기화로 직장인 11만2000명이 일자리를 잃었다. 문제는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일자리인 상용직 일자리가 24만1000명 감소했다는 점이다. 상용직이 감소한 대신 임시 일용직이 18만1000명 늘었다. 상용직 일자리 감소폭은 역대 최대다. 코로나19 여파로 지난 3월부터 종사자수가 마이너스로 전환한데 이어 7개월째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게다가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상용근로자의 임금 감소도 뚜렷하다. 임금 상승률이 0.1%에 그쳐 2012년 이후 가장 낮은 임금 상승률을 보였다.

연합뉴스 제공


상용직 종사자 24만명 이상 감소…제조업 8개월째 ↓

28일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2020년 9월 사업체노동력조사에 따르면 9월 마지막 영업일 현재 종사자 1인이상 사업체의 종사자는 1857만6000명으로 전년 동월(1868만8000명) 대비 11만2000명(0.6%)감소했다.

지난 3월 사업체 종사자 수가 역대 처음으로 마이너스로 전환한데 이어 7개월 연속 감소세다. 8월 중순 이후 코로나19 확진자가 다시 늘어나는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라 일자리 감소 폭이 확대했다.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일자리인 상용근로자는 1548만5000명으로 전년 동월(1572만6000명) 대비 1.5%(24만1000명) 감소했다. 상용직 감소폭은 통계를 작성한 2011년 이래 역대 최대다. 이는 코로나19 사태로 기업들이 채용을 연기하거나 축소한 영향과 휴업·휴직이 늘어난 여파로 풀이된다.

일정한 급여 없이 판매 실적에 따라 판매수수료를 받는 프리랜서, 특수형태근로종사자(특고) 등이 포함된 기타종사자는 4.5%(5만2000명) 감소했다. 반면 임시일용직은 10.1%(18만1000명) 증가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주춤했던 정부의 공공행정 일자리 사업 재개 덕분에 임시일용직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코로나19 확산 초기인 올해 3월에는 상용근로자보다 임시 일용직이 타격을 받았다면, 코로나19가 장기화하면서 상용근로자에 더 큰 영향을 주고 있다.

이날 관련 브리핑에서 권기섭 고용부 고용정책실장은 “종사자 수는 지난 3월부터 7개월째 감소세가 지속되고 있으며, 감소폭은 4월 저점(-36만 5000명) 이후 줄어드는 모습이었으나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전월보다 다소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상용근로자 감소폭 확대는 실제 실직 외에도 코로나19로 인해 기업들이 유·무급 휴업을 실시한 부분도 반영됐다”며 “해고 대신 고용유지조치를 하고 있는 현상이 작용했다. 또 사회적거리두기 강화 조치로 인해 대면서비스업 위주로 종사자 감소폭이 확대했다”고 덧붙였다.

서울 중구 서울지방고용노동청을 찾은 한 구직자가 실업급여 수급 설명회장에 입장하고 있다. 이데일리 DB
◇산업 중추 ‘제조업’ 종사자수 8개월째 내리막




전 산업 중 종사자 수 비중이 가장 큰 제조업 종사자는 366만1000명으로 전년 대비 1.9%(7만명) 감소했다. 제조업 종사자수는 지난 2월 마이너스로 돌아선 이후 8개월 연속 줄어들고 있다. 3월(-1만1000명)과 4월(-5만6000명), 5월(-6만9000명), 6월(-7만7000명), 7월(-7만3000명), 8월(-7만7000명)이다.

코로나19로 대면 서비스가 불가피한 서비스업의 타격이 심각하다. 코로나19로 인해 대면서비스가 어려워지면서 이들 업종을 중심으로 일자리 축소가 두드러졌다.

숙박 및 음식점업에서 12.9%(16만5000명), 사업시설관리·사업지원 및 임대서비스업에서 5.6%(6만5000명) 감소했다. 숙박 및 음식점업에는 호텔 등 관광숙박업이, 사업시설 및 임대서비스업에는 여행업, 렌터카업 등을 포함한다.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피해로 인해 종사자수 감소폭이 늘었다.

대신 정부의 공공일자리 확대로 인해 공공행정, 국방 및 사회보장행정에서 25.9%(19만8000명),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 5.1%(9만3000명) 등이 늘었다. 정부의 공공일자리 사업이 없었다면 일자리 감소 폭은 더 커졌을 것이란 전망이다.

특히 규모가 작은 사업체일수록 코로나19 확산의 영향을 크게 받았다. 300인 미만 사업체에서는 전년 동월 대비 27만3000명 감소해, 감소폭이 전월보다 확대했다. 300인 이상 사업장은 전년 동월 대비 16만1000명 증가했다. 이는 주로 공공행정 부문에서 일자리를 늘리면서 고용 증가가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고용부 제공
◇코로나19에 임금도 ‘그대로’…임금상승률, 2012년 이후 최저치


코로나19 여파가 근로시간과 임금에 영향을 미쳤다. 코로나19에 의한 유무급 휴직·휴업이 늘어서다. 코로나19 여파로 임금 상승률이 크게 둔화했다. 상용근로자의 초과급여를 비롯한 특별급여 등이 크게 줄었다.

8월 상용근로자 1인 이상 사업체의 전체 근로자 1인당 임금총액은 337만9000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0.1%(5000원) 늘었다. 임금총액이 작년과 비교해 변화가 없었던 셈이다.

상용직 임금은 355만7000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0.5%(1만6000원) 감소했다. 임시일용직 임금은 162만6000원으로 전년 동월대비 6.7%(10만3000원) 증가했다. 상용직 임금은 코로나19와 올해 최저임금 상승률(2.87%) 둔화의 영향으로 정액급여 상승이 둔화하고, 초과급여와 특별급여도 감소한 영향이다. 특별급여는 전년 동월 대비 21.2%나 줄었다.

고용부 관계자는 “특별급여의 감소폭은 기업들이 작년 명절 상여금을 8, 9월에 분산 지급해 상여금 기저효과도 일부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8월 기준 상용 1인 이상 사업체의 전체근로자 1인당 근로시간은 153.9시간으로 전년 동월 대비 8.0시간(4.9%) 감소했다. 상용근로자는 1인당 159.6시간으로 9.2시간(5.5%) 줄었다.

고용부 관계자는 “상용근로자의 근로시간은 통상 월력상 근로일수 증감에 영향을 크게 받는다. 월력상 근로일 수가 1일 줄었으나 근로시간 감소폭이 크게 나타난 것은 코로나19에 따른 휴업·휴직 증가가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