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부채대책]주택시장 돈 줄 막히고 금리인상까지 "집값 하락 압력"

by이진철 기자
2017.10.24 13:30:02

전문가 "가계부채대책 강도 예상보다 낮아"
정부 규제 분위기로 아파트 매매 거래량 감소세
"주거복지로드맵·입주물량 맞물려 주택시장 침체 예상"

[이데일리 이진철 원다연 기자] 다주택자의 주택담보대출 규제를 골자로 한 정부의 10·24 가계부채종합대책이 주택시장에 어떤 미칠 영향을 미칠 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다주택자를 겨냥한 이번 대출 규제로 주택시장에 유입되던 돈줄이 막히면서 거래시장에는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했다. 여기에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이 연내 유력시되고 올 연말부터 내년 초까지 수도권 외곽과 지방을 중심으로 신규 아파트 입주물량이 크게 늘어나는 것과 맞물려 주택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집값도 하방 압력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실제로 정부의 가계부채 종합대책 발표가 예고된 이달 들어 서울 부동산 매매 거래량은 크게 줄어들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이달 들어 지난 23일까지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는 모두 2308건으로 집계됐다. 하루 평균 100건이 거래된 수준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하루 평균 451건)과 비교해 4분의 1 수준이다. 부동산시장이 이미 규제 분위기로 돌아선 전월에도 하루 평균 279건이 거래된 것과 비교해 크게 줄어든 것이다.

노원구 상계동 S중개업소 관계자는 “자기 집을 갖고 있으면서 조금 더 큰 평수로 갈아타려는 수요자들도 대출 금액이 확 줄어버리니 매수를 포기하고 그냥 주저앉는 경우가 많다”며 “최소 2년에서 이번 정부가 끝날 때까지는 일단 기다려봐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거래가 뚝 끊겼다”고 말했다.

서울 아파트값 상승을 주도했던 재건축 단지도 관망세를 보이며 가격 상승세가 주춤한 상황이다. 부동산114 조사 결과, 서울 재건축 아파트값 상승폭은 추석 직후 0.36%에서 지난 20일에는 0.23%로 오름세가 둔화했다. 송파구 잠실동 J중개업소 관계자는 “집을 매입하려다가도 대출이 생각만큼 안돼 거래가 무산되는 경우가 있다”며 “다만 재건축 단지와 그 인근의 시세 상승 기대감이 여전하기 때문에 매수 문의는 주춤해도 호가는 아직까지 내려가진 않는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이번 대출 규제 강화가 이미 주택담보대출을 보유하고 있지만 부채를 감당하기 어려운 차주와 은퇴하고 근로소득이 없지만 자산만 많은 액티브 시니어에게 직격탄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중도금 대출 보증 한도 축소에 따라 신규 아파트 청약 수요자들도 자금 조달에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다주택자를 겨냥한 대출 압박 수위가 높아지면서 주택시장 하방 압력이 더욱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정부가 이번 대책에서 도입한 새 총부채상환비율(신DTI)은 내년 1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은 내년 하반기 시행될 예정이기 때문에 당장 주택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오히려 정부가 연내 후속 조치로 발표를 예고한 주거복지 로드맵의 강도나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현실화에 주목해야 한다는 시각이다.

이남수 신한금융투자 부동산팀장은 “주거복지 로드맵 발표를 앞두고 금리 인상도 가시화되고 있어 정부가 주택시장 규제 강도에 대한 고민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매매시장은 당분간 강보합세를 보이다가 정부의 추가 대책이 계속 나오는 연말로 갈수록 매물이 조금씩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송인호 한국개발연구원(KDI) 공공투자정책실장은 “이번 대책은 주택시장의 안정화에 직접적인 효과 보다는 가계부채에 대한 방향성을 제공한 것으로 평가된다”며 “주택시장 분위기는 올해 말부터 내년 초까지 입주 물량이 이례적으로 많이 쏟아지면서 하방 압력이 가해지고 금리 인상에 대한 인식이 더 큰 영향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