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송주오 기자
2022.11.28 14:56:55
대통령실, 野 인력 감축 실행 계획 질문에 "없다"
"국민 수요 폭주해 30% 기준 맞추기 어려워" 토로
1기 내각 '서육남'…30대 장관 배출 약속도 물건너가
여야 팽팽한 이견에 여가부 폐지 실현 불투명
[이데일리 송주오 기자] 대통령실이 윤석열 대통령의 대표 공약 중 하나인 ‘대통령실 슬림화’를 현실적으로 지키기 어렵다는 입장을 냈다. 대통령실은 행정서비스 수요 급증으로 인력 축소에 난색을 표했다. 1기 내각에서 ‘30대 장관’을 배출하지 못한 데 이어 작은 정부 기조도 철회 움직임을 보이면서 윤 대통령의 공약이 줄줄이 축소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대통령실 “인력 감축 실행 계획 없다”윤석열 대통령이 22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28일 국회 속기록에 따르면, 윤재순 대통령실 총무비서관은 지난 17일 국회 운영위 예산소위에서 “국민 수요가 워낙 폭주하고 있어서 30% 기준은 정말 지키기 어렵다. 정말 힘들다”고 토로했다. 야당 의원들이 대통령실 슬림화 공약을 파기하는 것이냐는 질문에 “공약을 지키지 않겠다는 의미가 아니다”라며 “국정을 운영하다 보면 어떤 돌발변수가 발생할지 모르기 때문에 그것에 대비해 어느 정도 여유를 두자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윤 비서관은 야당 의원의 구체적인 감축 계획 질문에는 구체적인 답변을 하지 못했다. 그는 “(감축)기조인데 실행 계획은 구체적으로 세우지 못했다”고 답했다.
대통령실 슬림화는 윤 대통령의 상징적인 공약이다. 대통령실에 과도하게 집중된 권력을 분산하고 민간·시장 중심으로 경제 성장을 이끌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공약이다. 이에 따라 민정수석실과 제2부속실을 폐지하고 인력도 감축했다. 또 대통령실 슬림화는 청와대를 나와 용산으로 집무실을 옮기는 주요 철학 중 하나이기도 했다.
실제 윤 대통령은 취임 후 대통령실의 인력을 대폭 줄였다. 현재 대통령실 총원은 409명이다. 비서실 정원 443명 중 380명, 안보실 정원 47명 중 29명만 채용해 정원 대비 17% 축소된 형태로 운영 중이다. 대통령실 조직 개편을 단행할 당시인 지난 8월 말 425명(비서실 396명, 안보실 29명)과 비교했을 때보다 16명이 더 줄어든 상황이다. 당시 인력 구조조정은 50여명 수준으로 이뤄졌다.
하지만 정부 출범 6개월이 지나면서 인력 감축에 따른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 윤 비서관은 “각 비서관실이라든가 수석실에서 증원을 요청해오면 저희가 업무량 분석을 다시 하고, 각 비서실에 근무하는 직원들 업무 역량을 분석한다”며 “‘그러면 차라리 직원을 바꾸라. 일 더 잘하는 애를 데려오라. 교체해라’ 그런 식으로 요구하면서까지 최대한 (충원이) ‘안 된다’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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