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기난동' 관할서 찾은 경찰청장…"위축 없이 당당히 공권력 행사하라"

by정병묵 기자
2021.11.25 14:45:04

김창룡 청장, 25일 인천 논현서 방문
"경찰 신뢰 무너지고 국민 불안 커져"
"항상 준비 상태로 국민 안전 지켜야"

[이데일리 정병묵 기자] 인천 층간소음 흉기난동 사건 대응 미흡으로 질타를 받고 있는 김창룡 경찰청장이 관할서인 인천 논현경찰서를 찾아 사태 재발방지를 약속했다.

김창룡 경찰청장이 25일 오후 인천시 남동구 논현경찰서 앞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김 청장은 25일 오후 인천 논현서를 방문해 취재진들에게 “최근 국민들의 안전이 위협받는 상황에서 경찰의 현장조치 미흡으로 국민의 생명을 지키지 못한 점에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경찰의 신뢰가 무너지고, 국민들의 불안감은 더욱 커진 위기상황이라는 점을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청장은 “또 다시 국민의 안전이 위협받는 상황에서 현장 경찰이 위축돼서는 국민 안전을 지킬수 없다는 점을 각별히 유념해 보다 당당하게 공권력을 행사해주길 당부하기 위해 방문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김 청장은 24일에도 전국 경찰에 일제히 서한을 배포해 “필요한 물리력을 과감히 행사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김 청장은 이날 비공개 간담회를 통해 향후 대응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전해졌다. 김 청장은 “국민을 제대로 지켜드릴수 있기 위해서는 항상 준비된 상태여야 한다”며 “각오를 새롭게 다지고 실전훈련 등 현장 대응력을 효과적으로 강화하는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난 15일 오후 인천 남동구 서창동 한 빌라에서 흉기 난동 사건이 발생, 현장에 출동한 인천 논현서 소속 경찰관 A(40대·남)경위, B(20대·여)순경의 미흡한 대응이 도마에 올랐다.

4층 거주민 C(48·남)씨가 3층 거주민 D(50대·여)씨의 목을 흉기로 찌르자 현장에 있던 B순경은 C씨를 제압하지 않고 1층으로 지원 요청을 위해 내려갔다. 1층에서 D씨의 남편인 신고자 E씨(50대·남)를 조사하던 A경위는 피해자들의 비명을 듣고 곧바로 대응하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C씨는 살인미수, 특수상해 혐의로 구속됐으며 흉기에 찔린 D씨는 뇌사 판정을 받았다. 경찰은 인천 논현경찰서장과 A경위, B순경을 직위해제했다.

한편 경찰은 오는 29일부터 내년 2월까지 1~2년차 신임 경찰관인 중앙경찰학교 300~307기를 대상으로 각 시·도청 교육센터와 무도훈련장, 사격장에서 ‘경찰관 현장대응력 강화 특별교육’을 실시하기로 했다.

B순경은 지난해 12월 중앙경찰학교에 들어간 305기로 지난 4월 현장에 배치됐다. 해당 순경의 훈련 기간 코로나19로 인해 적응 훈련이 절반으로 줄었고 이론 교육도 모두 비대면으로 진행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