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상원의 촉]윤석열, 세 가지 보완해야 지지율 오르고 미래 열린다

by선상원 기자
2021.07.23 16:54:32

출마 선언 후 지지율 하락세, 이낙연과의 대결서도 져
NBS조사서 19%, 이달초 21%… 15%로 하락하면 위험
비전 제시하고 입당 여부 각종 의혹에 대해 설명해야
전략 전환해야 지지세 확장 가능, 한 달 내에 판가름

[이데일리 선상원 기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지지율 하락세가 멈추지 않고 있다. 윤 전 총장은 반전의 모멘텀을 마련하기 위해 광주와 대구를 방문했지만 민란이나 박근혜 전 대통령 발언으로 정치적 논란만 자초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이재명 경기도지사에 더해 이낙연 전 대표와의 양자대결에서도 지는 조사 결과가 나오면서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윤 전 총장이 새로운 대한민국에 대한 비전과 이를 실현할 정책 등을 내놓지 않고 어딜 방문하고 누구를 만나 사진을 찍는 정치로는 지금의 하락세를 돌려세우기 어렵다고 본다. 특단의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지지율이 더 추락하면 대선 출마를 중도에 포기해야 할 수도 있다. ARS(자동응답방식) 조사가 아닌 100% 무선전화면접조사로 이뤄지는 여론조사를 기준으로 15% 이하로 하락하면 더 이상의 대선 행보를 하는 것이 어려울 수 있다.

왜 대통령이 되려고 하는지, 어떤 나라를 만들 것인지 제시해야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 4개 여론조사업체가 지난 19일부터 21일까지 전국지표조사(NBS)의 일환으로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3명을 대상으로 차기 대선후보 적합도를 조사한 결과,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27%로 가장 높았고 윤 전 총장 19%, 이낙연 전 대표 14% 순이었다. 윤 전 총장은 이달초 21%였고 중순쯤에는 20%였다. 지속적으로 하락한 것이다.

이번 조사는 100% 무선전화면접조사로 이뤄졌고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 포인트다. 더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박상병 인하대 정책대학원 교수는 “주 120시간, 민란 발언 등으로 준비부족이 여실히 드러났다. 급할 때 서두르면 실수를 하는데 지지율이 더 빠질 것으로 보인다”며 “본인 의지가 중요한데 완주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고 말했다.

지지율 하락세를 돌려세우고 윤 전 총장의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해서는 세 가지를 보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우선 왜 대통령이 되려고 하는지를 분명하게 설명해야 한다. 자유민주주의와 법치, 공정 같은 추상적인 개념이 아니라, 내가 대통령이 되어 어떤 나라를 만들겠다는 비전을 내놓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 반문재인의 대표 주자인 윤 전 총장의 지지세를 중도층이나 MZ세대 등으로 확장할 수 있다. 앞서 차기대선후보 적합도 조사에서, 20대가 12%, 30대 14%, 40대 11%, 50대는 18%로 전체 평균보다 낮았다. 60대 33%, 70세 이상 28%로 고령층만 높았다. 지역별로도 대구경북과 부산경남이 각각 29%, 20%로 높았다.

아직까지 윤 전 총장은 비전과 정책을 제시한 게 없다. 콘텐츠가 없다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소장은 “윤 전 총장의 경쟁력은 반문 정서의 확장성인데 현재 행보나 메시지를 보면 나는 보수다. 보수를 강조하고 있다”며 “반문정서에 따른 반사이익이 아니라 내가 대통령이 되어야 하는 이유, 비전을 제시해야 60대 이상과 TK로 좁아진 지지세를 확장할 수 있다”고 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0일 오후 대구 중구 서문시장을 찾아 상인들과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입당에 대한 분명한 입장 내놔야, 의혹 해명 기자간담회 필요

국민의힘 내부의 갈등을 일으키고 있는 입당 문제에 대해서도 분명한 입장을 내놔야 한다. 국민의힘 지지층, 보수층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윤 전 총장이 입당에 대한 얘기를 하지 않으면서 야권 전체에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국민의힘은 8월말부터 경선에 들어갈 예정인데, 여기에 윤 전 총장이 참여할 것인지, 아니면 제3지대서 더 세력을 구축한 뒤 나중에 국민의힘 후보와 단일화 과정을 거칠 것인지에 대해 설명할 필요가 있다. 윤 전 총장이 자신의 정치 일정을 밝혀야 국민의힘과 국민의당 등 야권 전체의 경선도 예측 가능해지고 정권교체를 바라는 국민들에게 희망을 줄수 있다.

마지막으로 X파일이나 처가 의혹 등에 대해서도 해명하는 자리가 필요하다. 언론 보도가 나올 때마다 해명하고 있지만, 많은 국민들은 의혹에 대해 설명이 부족하다고 보고 있다. MZ세대가 이탈한 주요 원인 중 하나는 각종 의혹에 대해 충분한 설명이 없었기 때문이다. 윤 전 총장이 기자간담회를 자청해서 의혹에 대해 털고 가야 한다.

배 소장은 “지지율 하락을 돌파하려면 기본으로 돌아가야 한다. 중도층이나 MZ세대가 궁금해 하는 각종 의혹을 해소할 수 있는 답변을 내놔야 한다”며 “지금 대선 전략을 전환하지 않으면 지지율이 더 빠질 수 있다. 최재형 전 원장과 윤 전 총장은 제로섬 게임을 하고 있다. 그 지지율이 최 전 원장으로 갈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29일 대선 출마 선언을 한 윤 전 총장이 한 달 만에 위기에 빠져있다. 앞으로 한 달 안에 반전의 계기를 마련하지 못하면 ‘반기문의 전철’을 밟을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