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첫 폭설에 공군 제설장비 '마징가' 출격

by최선 기자
2013.11.27 16:08:07

퇴역한 공군 전투기 엔진 이용한 재활용 장비
340도 배기가스로 눈 증발시키거나 날려보내

27일 전국 곳곳에 대설주의보가 발령된 가운데 17전투비행단이 SE-88 차량을 이용해 폭설이 내린 기지 활주로 제설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공군)
중부지방과 경북·전북 북부지역에 대설 특보가 발효된 27일. 퇴역한 F-4, F-5 등 전투기의 엔진을 이용한 공군의 제설기 SE-88(일명 마징가)이 올해 겨울 첫선을 보였다.

공군 관계자는 이날 “경북 예천 소재 비행단과 충북 청원에 위치한 비행단의 활주로 제설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마징가가 투입됐다”고 밝혔다.

SE-88은 폭설의 영향으로 항공기 작전 수행에 차질이 빚어지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 공군 군수사령부가 자체 제작한 제설장비다. 운전석에서 장비를 바라볼 때 모습이 마징가 로봇을 닮아 ‘마징가’라는 애칭이 붙었다.



임무수행 중인 SE-88. (사진=공군)
이 장비는 한대당 일반 제설차 8대분의 제설 능력을 자랑한다. 각 비행단의 활주로에 투입돼 6개의 열기 배출구에서 나오는 340도의 배기가스로 눈을 증발시키거나, 30m 밖으로 날려 보내는 위력을 뽐낸다.

또 운전자 2명만 탑승해 작업하기 때문에 많은 인원이 투입되는 일반적인 제설 작업보다 효율적이다. 일반 제설 장비로는 18시간 이상 걸리는 작업을 40여 분만에 수행할 수 있다.

활주로 제설차량은 1990년부터 서울공항과 수원 공군비행장 등 전국 공군기지에 40여대가 배치돼 사용되고 있다.

한편, 공군이 30년 넘도록 운용하고 있는 160여대의 F-4, F-5 전투기는 지난해부터 매년 20대 이상이 퇴역하고 있다. 오는 2019년께면 전투기 140여대 이상이 퇴역할 것으로 예상된다. 군은 이 공백을 차기전투기와 한국형 차기전투기로 대체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