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럽도 가고, 여행도 가자"…유럽은 '일상' 맞을 준비 중

by고준혁 기자
2022.01.21 16:26:15

프랑스, 2월 학교서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
스페인 "올해, 2019년 관광객 3분의 2 달성할 것"
호텔 체인, 올 봄·여름 예약 증가
정부 "델타는 확실히 줄었고, 오미크론은 연말부터 정체"

[이데일리 고준혁 기자] 오미크론 변이 타격을 정면으로 받아낸 유럽 일부 국가들이 ‘일상 회복’을 시도하고 있다. 바이러스 확진자 수가 정점을 지나고 있단 판단에서다.

2021년 8월 스페인 이비자. (사진=AFP)
20일(현지시간) 로이터에 따르면 프랑스 정부는 2월 초부터 재택근무 규칙을 완화하고 야외에선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된다. 스포츠 경기 및 공연 관람 시 관객수 제한도 완전히 풀리고 2주 후부턴 나이트클럽 영업도 재개된다. 같은 달 16일부터는 영화관에서 팝콘이나 간식을 다시 사 먹을 수 있고, 학교에서의 마스크 착용을 꼭 하지 않아도 된다.

다만 예방 접종을 증명하는 절차인 ‘백신 패스’는 식당, 카페, 장거리 열차 등 여러 곳에서 시행된다. 백신 패스는 지난주에 의회의 승인을 통과했으며, 헌법재판소 승인을 남겨놓고 있다. 백신을 맞지 않아도 되는 권리를 주장하는 프랑스 시민들은 백신 패스를 반대하기 위해 거리 시위를 벌이고 있다. 장 카스텍스 프랑스 총리는 “백신 패스는 계획대로 시행될 것”이라며 “공중 보건 위험이 크게 완화되면 백신 통과가 나중에 중단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해외 여행객들이 가장 많이 찾는 국가 중 하나인 스페인은 관광 재개를 노리고 있다. 페르난도 발데스 스페인 관광청장은 “우리는 여행 재개에 대한 큰 열망을 가지고 있다”며 “현재로선 봄 이후가 다시 시작될 것으로 보고 있고, 2019년 관광객수의 3분의 2 정도를 올해 달성할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말했다.



스페인은 2019년 한 해에만 약 8000만명의 외국인이 다녀갔을 정도로 관광 대국이지만, 작년은 당시 수준의 3분의 1에 그쳤다. 이는 코로나19 사태가 시작됐던 2020년보단 약 55% 증가한 수준이지만, 팬데믹(전염병 대유행) 이전에는 한참 미치지 못한 것이다. 작년 상반기는 예방 접종률이 늘면서 관광객 증가 속도에 가속이 붙었지만, 하반기 오미크론 변이 확산이 시작되면서는 다시 제동이 걸렸다.

세계관광기구(UNWTO)는 2024년 이전엔 해외 여행 산업이 완전히 회복되리라 보기 어렵다고 밝혔지만, 다가오는 올봄부터 시작해 여름엔 눈에 띄는 회복세가 기대된다고 전했다. 스페인의 대표 호텔 체인인 멜리아(Melia)도 올 봄과 여름 예약이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유럽 국가들이 이처럼 일상 회복을 예상하고 있는 것은 코로나19 확산이 곧 정점을 지날 것이란 관측이 나와서다. 유럽은 연말께 전염성이 강한 오미크론 변이가 빠르게 퍼지면서 확진자 수가 급증했던 곳이다. 프랑스는 작년 11월 초 7일 평균 일일 확진자수가 5000명대였다가 최근 30만명에 육박했다. 그러나 약 열흘 전부턴 확진자 수 증가세가 둔화됐다. 스페인 역시 마찬가지다. 같은 기간 2000명대에서 14만명대까지 폭증했지만, 최근엔 확진자가 늘고 있지 않다. 지난 13일 14만4000명였던 코로나19 확진자는 이날 12만9000명으로 줄어들었다.

프랑스 정부의 과학 자문 기구는 코로나19 대유행이 3월 중순까진 이어지겠지만, 관리 가능한 정도의 확산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전했다. 카스텍스 장관은 “델타 변이 관련 확산은 확실히 줄어들고 있고 동시에 오미크론은 작년 말부터 정체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