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법' 대신 '간호사 처우법'으로…당정, 중재안 제시

by경계영 기자
2023.04.11 12:05:59

본회의 앞두고 의료현안 민당정 간담회
간호법서 처우 개선만 남겨…업무범위는 의료법으로
"간호협회 외 긍정적…당정 조율로 더 보완"

[이데일리 경계영 기자] 국민의힘과 정부가 11일 간호법 제정안을 ‘간호사 처우 등에 관한 법’으로 바꾸고 간호사 업무를 간호법이 아닌 기존 의료법에 남기는 중재안을 제시했다. 의사·간호조무사·임상병리사 등 다른 직역은 긍정적 반응을 보였지만 간호사단체는 원안 수정에 반발했다.

당정이 이날 오전 국회에서 의료현안 민당정 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논의했다고 박대출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발표했다. 간담회는 오는 13일 국회 본회의에 더불어민주당이 간호법 제정안과 의료법 개정안을 강행 처리하겠다고 한 데 대해 중재안 마련을 위해 열렸다.

박대출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이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료현안 민·당·정 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박대출 의장은 “응급·소아 등 필수 의료 위기가 커지고 비대면 진료 제도, 의료 인력 확대 등 쟁점 현안도 해결 못하는 상황에서 간호법안이 쟁점돼 의료계 갈등이 증폭되고 국민의 불안이 가중된다”며 “서로 한 발씩 양보해 서로 어느정도 원하는 바람직한 그런 방향으로 우리가 해법을 모색하자”고 당부했다.

쟁점이 된 간호법 제정안은 간호사, 전문간호사, 간호조무사의 업무 범위와 간호사 처우 개선 등의 내용이 담겼다. 의료법 개정안은 중범죄를 저지른 의료인의 면허를 취소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당정은 간호법 명칭을 간호사 처우 등에 관한 법으로 변경하고 간호사·전문간호사·간호조무사의 업무 범위를 간호법이 아닌 기존 의료법으로 정의하자는 중재안을 제시했다. 교육 전담 간호사와 간호·간병 통합 서비스도 의료법에 남기도록 했다.

이와 함께 당정은 간호법 제1조(목적)에 ‘모든 국민이 의료기관과 지역사회에서 수준 높은 간호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간호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을 규정한다’는 내용에서 지역사회도 제외하도록 하는 안을 제안했다.



당정은 간호업계 반발을 고려해 간호종합계획을 수립하고 간호정책심의위 규정을 신설해 간호사에 대한 처우 개선 내용을 보강하겠다고 했다. 중앙 10개 권역센터에서 운영하는 간호인력지원센터를 광역시도별로 설치할 수 있도록 근거를 마련하는 내용도 포함할 방침이다.

의료법 개정안과 관련해 당정은 보건복지위 의결 법안에서 의사 면허를 취소하는 결격 사유를 ‘모든 범죄의 금고 이상 선고’에서 ‘의료 관련 범죄와 성범죄, 강력 범죄의 금고 이상 선고’로 수정할 계획이다. 행정기본법 결격 사유 규정에 자격과 실질적 관련성이 있어야 한다는 내용이 있다는 것을 고려한 조치다.

의사 면허 재교부 금지 요건과 관련해선 역시 금고 이상의 형을 받아 면허가 취소됐다가 재교부 받은 의료인이 같은 이유로 다시 면허가 취소될 경우 재교부될 수 없도록 한 기간을 당초 10년에서 5년으로 완화했다.

박대출 의장은 “오늘 중재안에 대해 의사협회는 긍정적으로 검토해보겠다고 했고, 간호조무사협회도 중재안을 받아들이겠다고 했고, 임상병리사협회는 의료기사와 보건의료정보관리사 등의 업무범위를 더 명확하게 하는 전제로 동의 의사를 밝혔다”며 “다만 간호협회는 수용하기가 다소 어렵다고 했다”고 전했다. 실제 이날 간담회 도중 간호협회 관계자는 수용 불가 입장을 밝히고 퇴장했다.

그는 “간호협회에 회원 의견을 수렴해 입장 밝혀줄 것을 요청했고 간호협회 더 보완하거나 요구할 점이 있으면 당정 간 조율을 거쳐 더 보완하겠다”고 설명했다.

13일 본회의에서의 처리 가능성에 대해 박 의장은 “이 내용을 토대로 의견을 수렴해 여야 간 더 협의해 합의점을 모색해보려 한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