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값, 한 달 만 최고치···"경기침체 우려 확산 영향"

by고준혁 기자
2022.08.05 15:41:56

5일 새벽 온스당 1808.50달러···6월 말 전 저점서 6.4%↑
글로벌 긴축기조 속 美고용지표 '흔들'···침체 우려 확산
펠로시 대만 방문에 中 군사 위협↑···"안전자산 수요 늘어"

[이데일리 고준혁 기자] 국제 금 가격이 상승하고 있다. 경제침체 우려를 자극하는 통계들이 잇따라 발표되고, 대만을 둘러싼 미·중 간 긴장이 고조되면서 안전자산에 대한 수요가 증가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사진=AFP)
5일(현지시간)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 따르면 이날 미 동부시각 오전 12시 46분 기준 금 선물 가격은 온스당 1808.50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이는 6월 말 이후 약 한 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직전 저점인 지난달 20일(온스당 1700.20달러) 대비 약 6.4% 상승한 것이다.

경기침체 우려가 금 가격을 끌어올리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에선 그동안 경기침체에 빠지지 않았다는 근거로 강력한 노동시장 관련 지표들이 제시됐다. 하지만 최근 이 지표들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전날 미 노동부는 지난주(7월 24일~30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전주(25만4000건) 대비 6000건 증가한 26만건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2주 만에 증가세로 돌아선 것으로, 올해 최고치를 기록한 7월 둘째 주에 근접한 수치다.



지난 2일 공개된 구인·이직보고서(JOLTS)에서는 6월 미 기업들의 구인건수가 전월 대비 60만5000건(5.4%) 감소한 1070만건으로 집계됐다. 이날 발표되는 비농업 일자리 수는 25만개 증가가 예상된다. 전월(37만2000개)보다 대폭 줄어든 규모다.

주요국 중앙은행들의 ‘매파적’(hawkish) 행보 또한 경기침체 우려를 키우고 있다. 전날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BoE)은 27년 만에 처음으로 0.5%포인트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미국에선 로레타 메스터 미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가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4% 이상 올려야 한다고 주장하는 등 긴축 요구가 잇따르고 있다.

이외에도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으로 중국이 군사 위협 수위를 높이고 있는 것도 금 가격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중국 인민해방군은 4일부터 대만 인근에서 실사격훈련을 포함해 대규모 군사훈련을 진행하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대만 주변 해역에 미사일 11발을 발사했다.

시장조사업체 커먼트렌즈 리스크 매니지먼트는 “안전자산 선호 수요가 금 가격을 밀어 올리고 있다”며 “중앙은행이 경기침체를 인정하고 있다는 점 등이 금 가격 상승의 주요 원인”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