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매맞는 아내들' 상담전화 3년새 2배 급증

by최훈길 기자
2014.10.28 15:00:55

여성긴급전화 1366 가정폭력 상담 현황
가해자 80%는 배우자인데 예방조치 부족해 악순환
김재연 의원 "여가부, 2차피해 막을 조치 마련해야"

[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최근 들어 가정폭력으로 상담을 신청하는 여성들이 급증한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제대로 된 예방조치가 없어 2차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28일 김재연 통합진보당 의원이 여성가족부(여가부)에서 제출받은 최근 5년간 ‘여성긴급전화 1366’에 접수된 사건 현황 분류에 따르면 가정폭력 상담 건수는 2010년 6만여건에서 2013년 12만여건으로 3년 새 2배 가량 늘었다. 지난 2010년 33%를 차지했던 가정폭력 상담 건수 비중은 2011년 37%, 2012년 42%, 지난해 48%에 이어 올해 6월까지 51%로 급증했다.

이 같은 가정폭력 상담의 대부분은 신체적 학대였고 가해자는 대체로 배우자였다. ‘여성긴급전화 1366 전국협의회’가 발표한 1366 운영보고서에 따르면 가정폭력 피해 유형 중 신체적 학대는 2012년과 2013년 각각 78%, 79.8%를 차지했다. 또 가정폭력 가해자 유형별로는 2012년과 지난해 모두 배우자에 의한 폭력이 80%를 차지했다.



하지만 상담자 가운데 긴급피난처에 입소한 피해자의 30% 정도가 자녀 교육, 직장 문제, 질병 등의 이유로 귀가를 선택해 2차 피해에 대한 예방조치 없이 가정으로 돌아갔다. 여성 홀로 긴급피난처를 이용하는 경우가 전체의 70%에 달했으며 30%만이 자녀를 동반해 이용했다.

김 의원은 “가정폭력 대부분이 부부 사이에서 벌어지며 배우자에게 ‘매맞는 아내’의 문제가 매우 심각함을 드러내고 있다”며 “여성가족부와 정부는 가정폭력 피해여성이 동반자녀와 함께 피난처와 보호시설을 이용할 수 있도록 모자 이용시설을 대폭 확충하고, 가정으로 돌아가는 피해여성의 2차 피해를 막기 위한 조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오는 29일 국회에서 열리는 여가부 국정감사에서는 가정폭력 문제를 비롯해 중소기업중앙회 비정규직 여직원 성희롱 자살사건, 군부대 성폭력 사건 등이 쟁점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