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가루 지나치게 먹으면 장 누수로 '마른비만' 생긴다

by강민구 기자
2020.08.19 12:28:48

식품연, 장누수증후군과 대사성질환과의 상관성 확인

[이데일리 강민구 기자] 오랜 시간 밀전분을 과다섭취하면 장내 미생물의 불균형을 야기해 마른 비만과 대사성질환을 유발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장내미생물 불균형으로 장 투과도가 증가하고, 지방대사 관련 단백질 발현 변화로 발생한다.

한국식품연구원은 박호영 식품기능연구본부 기능성소재연구단 박사 연구팀이 밀전분 과다섭취가 비알코올성 지방간과 장누수증후군을 유발한다는 사실과 그 원인을 확인했다고 19일 밝혔다.

밀전분 과다 섭취에 의한 대사성질환 유발 도식.<자료=한국식품연구원>
한국인 성인 대사증후군 환자는 지난 20년간 증가했고, 1인당 밀 소비량도 매해 증가하는 추세이다. 지속적인 밀전분 과다섭취는 장내미생물 불균형을 초래하고, 염증이나 투과도 등과 같은 장 환경 지표를 악화시켜 대사성질환을 유발한다.

연구팀의 실험 결과, 8주간 밀전분 함량이 높은 사료를 실험용 쥐에 섭취시켰을 때 일반식이 섭취군에 비해 체중이 증가하지 않았다. 다만 실험쥐의 장내미생물의 다양성을 감소시키고 장내미생물 균총과 몸속 지방대사 변화로 지방간이 발생했다.



실험쥐의 장에서는 비만 환자의 장에서 흔히 발견되는 피르미쿠테스·박테로이데테스 비율도 증가했다. 대사질환과 관련 있는 장내미생물인 프로테오박테리아도 6배 증가했다. 또 장내미생물 불균형과 유해균의 과다 증식으로 야기되는 장누수증후군 현상도 발생했다.

연구팀이 작용기전을 분석한 결과, 실험쥐는 오랜 기간 밀전분 많이 섭취해 장내미생물 불균형에 따른 장누수증후군이 발생하고, 몸속에 누적되는 내독소와 염증성 물질로 지방대사와 관련 있는 지방산 합성효소, 아세틸·CoA 카복실화효소, 스테롤 조절요소 결합 단백질 발현이 증가해 몸속 지방축적을 유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향후 식품 성분을 확대해 장내미생물과 장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지속적으로 연구할 계획이다. 황진택 식품기능연구본부장은 “특정 식단이 장내미생물을 매개해 대사성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는 것을 밝혔다”며 “식품 성분이 장내미생물과 장 환경에 미치는 연구 결과를 축적해 다양한 장 건강 식품소재를 개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식품 영양학과 기능성학 분야 국제학술지인 ‘영양학(Nutrients)’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