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방전 번진 與최고위원 선거…친윤 vs 비윤 '대격돌'

by김기덕 기자
2023.02.27 14:42:42

국민의힘 3·8 전당대회 최고위원 방송토론회
총선 승리 해법…상향식 공천·당정일치 등 주장
내부 총질 vs 정당 민주주의…치열한 신경전도

[이데일리 김기덕 기자] 국민의힘 3·8 전당대회 본경선을 앞두고 최고위원 후보들이 첫 방송토론회에 참여해 치열한 설전을 벌였다. 특히 친윤계 후보와 비윤계 후보는 서로 과거의 잘못된 행적과 당 지도부 붕괴 책임 등을 둘러싸고 날선 신경전을 벌이며 공방전을 펼쳤다.

27일 서울 강서구 ASSA 빌딩 방송스튜디오에서 열린 최고위원 방송토론회에 참여한 김병민·김용태·김재원·민영삼·정미경·조수진·태영호·허은아(이하 가나다순) 최고위원 후보는 본인들의 강점을 호소하며 지지를 호소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내년 총선 필승을 위한 다양한 개혁방안이 화두로 떠올랐다. 현 여소야대 상황을 뒤집기 위해 다양한 인재를 추천하고 공천 시스템을 개혁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다만 방법론에는 후보자 간 다소 차이가 있었다.

친윤계로 꼽히는 후보들은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위해 당정 일치를 강조했다. 민영삼 후보는 “총선 승리를 위해서는 당과 정부가 일치된 모습을 보여야 한다”며 “윤 정부의 국정이 발목 잡히지 않도록 도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병민 후보는 “수도권 승리가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민주당 텃밭인 열세 지역에서 보다 많은 의석을 확보할 수 있도록 중앙당이 적극 지원해야 한다”며 “윤정부와 한마음 한뜻으로 움직여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국민의힘 최고위원 후보들이 27일 강서구 한 스튜디오에서 방송토론회 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민영삼, 김병민, 조수진, 김용태, 정미경, 허은아, 태영호, 김재원 후보.(사진=연합뉴스 제공)
가장 중요한 총선 시스템을 개혁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김재원 후보는 “매번 총선 때마다 영남 공천 학살이라는 인위적인 물갈이로 공천 과정에서 잡음이 일었다”고 지적하며, “국민의 원하는 후보를 공천해 국민 앞에 내세우는 것이 확실한 전략”이라고 말했다.

정미경 후보는 “당이 원팀이 돼 누구나 납득할 수 있는 공천을 해야 한다”며 “그동안 당을 위해 헌신하고 노력한 당원에게 공천이 돌아갈 수 있도록 계량화하거나 유능한 인물을 발굴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용태 후보는 “대통령과 광역단체장은 후보 선출을 할때부터 국민과 당원이 참여하지만 의원은 이와 괴리돼 있다. 권력이 권력을 재생산하는 구조를 깨야 한다”면서 “국민과 당원이 본인 지역구 후보를 선출하는 상향식 공천을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후보자들 사이에서는 이준석계로 분류되는 김용태·허은아 후보와 친윤계에 속하는 조수진·김병민·민영삼 후보 간 치열한 설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친윤계에서는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의 중징계로 조기 전당대회가 치러지게 된 만큼 당 일체론을 내세며 내부 총질을 멈춰야 한다고 비난하기도 했다.

조수진 의원은 “정당민주주의와 내부 총질은 별개”라며 “대통령에 딴지를 걸고 걸핏하면 가출하는 게 정당민주주의나 건강한 쓴소리와 아무 관계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김용태 후보는 “정당의 다원주의 철학에 대한 이해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맞받아쳤다.

이날 태영호 후보와 조수진 후보는 과거 허 의원의 음주운전 전력을 비판하기도 했다. 선공은 허 의원이 날렸다. 허 의원이 조 후보를 향해 “의원실 직원이 본인도 모르게 사직서가 제출돼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했는데 면직서류가 위조된 것으로 드러나면 사퇴할 것이냐”고 날선 질문을 했다. 그러자 조 후보는 “저는 음주운전 2건의 파렴치한 범죄는 없다”고 맞섰다.

허 후보는 마무리 발언에서 “처음 밝히는 데 운전면허증을 반납했다”며 “말로만 하는 것이 아니라 행동으로 할 수 있는 게 무엇일지 고민했다. 저를 위해 손잡아주고 울어준 여러분들께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날 또 김용태 후보는 민영삼 후보를 향해 “안철수 후보가 ‘윤안(윤 대통령-안철수) 연대’라고 표현한 발언것을 어떻게 생각하냐”, “친윤계인 박수영 의원이 윤심이 김기현에게 있다고 발언한 것에 대해 생각이 있냐”, “권력을 쫓아 카멜레온 정치한 것을 인정하냐” 등 날선 질문을 했다. 이에 대해 민영삼 후보는 “잘 모르겠다. 생각해 본 적 없다. 카멜레온 정치에 대해서는 인격모독으로 사과를 요구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