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솔루션, 태양광 훈풍에 '최대 실적'…해외 투자 지속(종합)

by김은경 기자
2023.02.16 16:03:38

매출 13조6539억·영업익 9662억…올해 ‘1조’ 목표
상반기 케미칼-하반기 신재생 에너지 실적 견인
미국 IRA 반사이익…태양광 투자·설비 증설 지속
올해 CAPEX 2조7000억…차후 주주 환원 계획도

[이데일리 김은경 기자] 한화솔루션이 지난해 태양광 산업 훈풍을 타고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으로 글로벌 태양광 공급망의 90% 이상을 차지하던 중국의 수출이 쪼그라들면서 반사이익을 본 영향이 컸다. 태양광 산업은 전 세계적인 탈탄소 흐름으로 향후 전망도 밝은 편이다. 한화솔루션은 ‘물 들어올 때 노 젓는’ 전략으로 현재 추진 중인 해외 투자와 국내 생산 설비 증설을 통해 성장세를 높혀간다는 계획이다.

한화솔루션은 16일 공시를 통해 지난해 연결기준 실적으로 매출 13조6539억원, 영업이익 9662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27.3%, 30.9% 증가했다. 다만, 당기순이익은 여천NCC 등 자회사 적자에 따른 지분법 손실(1019억원) 반영으로 전년보다 38.7% 감소한 3780억원을 기록했다.

한화솔루션 관계자는 “지난해 양대 주력 사업인 신재생 에너지와 케미칼 사업의 시너지 효과를 바탕으로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며 “지난해 상반기에는 케미칼 부문이, 하반기에는 신재생 에너지 부문이 양호한 실적을 기록하며 2020년 통합법인 출범 이후 안정적 성장 기조를 이어갔다”고 말했다.

한화솔루션이 건설한 미국 텍사스주 태양광 발전소.(사진=한화솔루션)
사업 부문별로 보면, 신재생 에너지 부문은 매출이 전년 대비 56.0% 증가한 5조5685억원을 기록했고 영업이익이 3501억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태양광 사업에 진출한 2011년 이후 역대 최대 규모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발생한 전 세계적인 에너지 대란과 탄소 중립 가속화에 따라 주력 시장인 미국에서 태양광 모듈 판매가 늘었다. 한화솔루션은 지난해 3분기까지 미국 주택용과 상업용 태양광 모듈 시장에서 각각 17분기와 12분기 연속 1위를 차지했다. 4분기에도 1위 수성이 유력한 상황으로 보고 있다. 태양광과 풍력 등 해외 발전 자산을 매각한 영향도 있다.

케미칼 부문은 석유화학 시황 부진에 직격타를 맞았다. 케미칼 부문 매출은 전년 대비 10.2% 증가한 5조9092억원, 영업이익은 43.7% 줄어든 5889억원으로 집계됐다. 유가가 점진적으로 안정되면서 원료 구입비 부담은 감소했지만, 주력 제품인 폴리염화비닐(PVC)와 폴리에틸렌(PE) 제품의 마진 축소로 수익성이 나빠진 것으로 파악됐다.

첨단소재 부문은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2.7% 증가한 1조1522억원, 영업이익은 263.9% 늘어난 353억원이다. 완성차 업계의 생산 물량 확대에 따라 부품 소재 수요가 늘었고, 태양광 모듈용 소재(EVA 시트) 판매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갤러리아 부문은 소비 심리 회복에 힘입어 전년 대비 매출이 3.5% 증가한 5327억원, 영업이익은 29.1% 증가한 373억원을 기록했다.

한화솔루션은 올해 지정학적 위기와 주요국 경기 침체 등 대외 경영 환경의 불확실성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 중장기 성장 동력 강화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올 하반기까지 미국 조지아주 달튼에 태양광 모듈 공장 증설을 끝내고 국내 여수사업장에 가성소다(CA) 생산 설비를 증설하는 등 전략적 투자를 이어갈 계획이다.



한화솔루션 지난해 실적 요약.(자료=한화솔루션)
올해 설비투자(CAPEX) 규모는 2조7000억원으로 계획했다. 한화솔루션 관계자는 이날 실적발표 후 이어진 컨퍼런스콜에서 “지난해 CAPEX에 1조원 정도 지출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올해는 미국 태양광 투자가 반영되며 전사 기준 2조7000억원 지출을 예정하고 있고 사업별로 케미칼 4000억원, 첨단소재 2000억원에 나머지는 신재생 에너지와 웨이퍼 대면적화 유지보수 등을 포함한 수치다”라고 언급했다.

한화솔루션은 미국에 3조2000억원을 투자해 태양광 통합 생산 단지인 ‘솔라 허브’를 내년까지 구축할 예정이다. 각각 연 3.3기가와트(GW) 규모의 잉곳·웨이퍼·셀·모듈을 생산하는 공장을 따로 신설하고 현재 연 생산 능력이 1.7GW인 모듈은 생산라인 추가 증설을 통해 총 8.4GW로 확대한다.

한화솔루션은 이번 대규모 투자를 통해 미국 IRA에 대한 효과적 대응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IRA가 본격 발효된 올해부터 현지에서 태양광 제품을 생산하는 기업은 세액 공제를 포함한 다양한 정부 지원을 받을 수 있어서다. 한화솔루션 관계자는 “IRA 보조금은 아직 결정된 바 없고 몇개월 내로 제3의 기관 해석이 나올 것”이라며 “보조금이 확정되면 손익계산서에 반영될지, 재무상태표에 반영될 지 알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가치사슬에 놓인 생산 라인을 모아 물류비 절감과 운영 효율성 제고 등을 통해 원가 경쟁력도 강화할 수 있다. 한화솔루션은 최근 미국 소프트웨어 기업인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와 글로벌 태양광 동맹 소식도 밝혔다. 한화솔루션은 올해부터 MS가 전력 구매 계약(PPA)을 체결할 태양광 발전소에 2.5GW 이상의 모듈을 순차 공급한다. 태양광 발전소 건설을 위한 설계·구매·시공(EPC)도 한화솔루션이 담당한다.

신용인 한화솔루션 최고재무책임자(CFO·부사장)는 “석유화학 업황 부진 등으로 올해 경영 환경도 불확실성이 상당히 높은 상황”이라면서도 “IRA 시행에 따라 미국 태양광 시장 확대가 기대되는 만큼 올해 처음으로 1조원 이상의 영업이익 달성을 목표로 성장 기조를 이어가겠다”고 강조했다.

향후 주주 환원도 시행할 계획이다. 한화솔루션은 연결 잉여현금흐름의 20% 수준을 주주 환원 정책으로 세우고 있다. 한화솔루션 관계자는 “지난해 잉여현금흐름이 마이너스를 기록하며 주주 환원 재원이 발생하지 않았다”며 “성장투자 집중 시기에는 지속적인 성장 추구를 통해 기업가치를 증대하고, 향후 성과 창출 기반 주주 환원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한화솔루션은 이날 이사회를 열고 이구영 큐셀 부문 대표를 사내이사(연임) 후보로, 김인환 한화첨단소재 대표를 기타비상무이사(비상근 등기이사) 후보로, 장재수 고려대 기술지주회사 대표를 사외이사 후보로 각각 추천했다. 올해 정기 주주총회는 다음달 23일 열린다.

이구영 한화솔루션 사내이사 후보.(사진=한화솔루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