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은행연합회, 비서실 축소 조직개편…"경기침체 대비"

by노희준 기자
2022.12.05 15:54:28

이르면 이달 중 조직개편 확정
비서실→비서팀, 홍보실→홍보부 등
"소규모 조직 개편에 무게"

[이데일리 노희준 기자] 은행 이익을 대변하는 전국은행연합회가 비서실 축소와 홍보부 전환 등을 내용으로 하는 소규모 조직개편을 검토 중이다. 일각에선 내년 경기침체에 대비해 은행권이 실시할 조직개편의 선제적인 움직임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연합회는 이르는 이달 중으로 조직 개편안을 확정할 계획이다. 현재 9부 3실(비서실, 홍보실, 감사실) 체제로 된 조직에서 실을 줄이는 쪽이 조직개편의 한 축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연합회 관계자는 “이달 중으로 최종안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며 “아직 확정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우선 김광수 은행연합회장 비서실이 팀 차원으로 축소될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는 김광수 회장의 뜻이 크게 반영된 것으로 전해진다. 김 회장은 평소 자신의 보좌기구인 비서실이 별도 실 규모로 존재하는 데 대해 큰 필요성을 느끼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 회장 스스로 자신의 일정이나 수행비서가 할 업무를 잘 챙긴다는 후문이다.



올해 이원덕 우리은행장 역시 지난 3월 은행장으로 취임하면서 기존 은행장 직속 부서로 있던 비서실을 없애고 인사부 소속의 비서팀으로 축소한 바 있다. 연합회는 비서실 축소를 통해 확보하는 인력 및 조직 자원을 현재 이질적인 업무를 한 곳에서 관할하고 있는 일부 부서 업무를 분리해 별도의 부나 실 수준으로 새로 묶는 데 사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현재 법무지원부에 세무와 회계 업무가 함께 붙어 있는데 이를 분리하는 안이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3실 중 홍보실 역시 부 차원으로 확대하는 방안도 고려되고 있다. 최근 단기 자금 시장의 유동성 경색을 푸는 지원 역할이든 내년 본격화될 실물 침체에 따른 신용 위험 관리 역할이든 어느 때보다 은행에 대한 관심이 집중될 것으로 전망돼 홍보(PR)기능 강화도 논의되는 것으로 풀이된다. 여전한 금리 변동성과 ‘이자장사’에 따른 사회적 논란, 최근 부쩍 커진 여러 측면의 관치 논란 등도 PR 기능을 높이는 요소다.

일각에서는 비서실 축소 등의 조직 개편이 내년도 달라질 금융 환경에 따라 제기될 비용통제의 선제적 움직임을 보여준다는 관측도 있다. 은행 산업은 한마디로 사상 최대 실적의 호시절이 올해로 끝날 것으로 관측된다. 은경환 신한투자증권 연구위원은 2023년 은행 산업 전망 보고서에서 “대출성장률 둔화, 순이자마진(NIM) 정점 통과, 대손비용률 상승 등 은행권은 본격적인 실적둔화 구간에 진입한다”며 “비은행 약진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은행권이 취할 수 있는 최선은 비용 통제다. 은행뿐 아니라 계열사 전반적인 인력 구조조정을 예상한다”고 말했다.

다만 이번에는 조직개편이 소폭이 그칠 것으로 알려졌다. 김광수 은행연합회장이 환경·사회·지배구조(ESG)와 법무지원 등을 강화하는 골자의 조직개편을 지난해 초 단행했기 때문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큰 폭의 조직 개편도 고려했지만, 현행 체제를 유지하는 쪽으로 얘기가 진행되고 있다”고 귀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