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층간소음 흉기난동 40대 징역 22년…“망상에 빠져”

by이종일 기자
2022.05.27 15:50:40

인천지법, 살인미수 혐의 40대 중형 선고
"피해자 중 1명 치명적 손상…살인의 고의 인정"

층간소음으로 갈등을 빚은 이웃 일가족 3명을 흉기로 휘두른 혐의가 있는 A씨가 2021년 11월17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받기 위해 인천지법에 들어서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제공)


[인천=이데일리 이종일 기자] 인천에서 층간소음 시비로 아랫집 일가족 3명을 흉기로 살해하려고 한 혐의가 있는 40대에게 법원이 중형을 선고했다.

인천지법 형사13부(재판장 호성호)는 27일 살인미수 혐의로 기소된 A씨(49)에게 징역 22년을 선고했다. 또 1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을 명령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아래층에 사는 피해자들이 고의로 소음을 낸다는 잘못된 망상에 사로잡혀 갈등을 빚다가 경찰관들이 출동한 상태에서 피해자들을 살해하기로 마음을 먹고 범행했다”고 밝혔다.

이어 “한 피해자는 목 부위에 치명적인 손상을 입는 등 결과가 참혹했다”며 “피해자들이 느꼈을 고통과 충격을 고려하면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했다.



A씨는 재판 과정에서 피해자 B씨(40대·여)를 살해하려 한 혐의는 인정했다. 하지만 B씨의 딸과 남편에게 흉기를 휘두른 것은 살인미수가 아닌 특수상해죄가 적용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법원은 이날 B씨 등 가족 3명을 모두 살인미수 피해자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행위와 피해자들이 입은 상처를 보면 피고인은 피해자들이 치명상을 입거나 과다출혈로 사망할 수 있다고 충분히 인식할 수 있었다”며 “미필적으로나마 (3명에 대한) 살인의 고의가 인정된다”고 밝혔다.

앞서 검찰은 지난달 22일 결심공판에서 “피해자 B씨는 이 사건 때문에 한 살 지능으로 평생을 살아야 한다”며 A씨에 대한 징역 30년을 구형했다.

A씨는 지난해 11월15일 오후 5시께 인천 남동구 한 빌라 3층에서 B씨 등 3명에게 흉기를 휘둘러 살해하려 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B씨는 A씨가 휘두른 흉기에 목을 찔려 의식을 잃은 뒤 뇌경색으로 수술을 받았다. 딸과 남편도 얼굴, 손 등을 다쳤다.

당시 신고를 받고 출동한 남녀 경찰관 2명은 피해자들을 보호하지 않고 도망간 문제로 해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