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실업급여 지급액 역대 최대 재경신…1조1000억원 넘어

by김소연 기자
2020.07.13 12:00:00

지난달 구직급여 지급액 전년 대비 62.9% 폭증
신규신청자 10만6000명…제조업·건설업 등 신청
제조업 고용보험 가입자수 10개월째 내리막길

[이데일리 김소연 기자] 코로나19발 고용한파에 실업자가 급증하면서 구직급여 지급액이 1조 1000억원을 넘어 역대 최대 기록을 또다시 갈아치웠다. 고용보험기금에서 최근 3개월새 약 3조원이 빠져나가는 등 구직급여 지급액이 크게 늘었다.

우리 산업 중추인 제조업의 고용보험 가입자수가 10개월째 감소하고 있다. 고용상황은 제조업 회복에 달렸으나, 주요 국가에서 코로나19가 재확산하면서 경제 봉쇄를 재개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는 등 코로나19 충격이 장기화하고 있어 단기간내에 제조업이 회복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13일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6월 노동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구직급여 지급총액은 1조 110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달(6816억원)보다 무려 62.9%(4287억원) 폭증했다.

지난 4월 구직급여 지급액이 9933억원, 지난 5월 구직급여 지급액은 1조 162억원이다. 고용보험기금에서 최근 3개월 사이 3조원 넘게 구직급여가 지출됐다.

권기섭 고용노동부 고용정책실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구직급여 지급액이 늘어난 것은 신청자수 증가가 주요 원인이고, 구직급여 보장성 강화 영향도 받았다”고 말했다.

구직급여는 정부가 구직활동을 하는 실업자에게 고용보험기금으로 지급하는 수당으로, 실업급여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구직급여 신규 신청자 수는 10만6000명으로 전년 동월(7만6000명) 대비 39.5%(3만명) 늘어났다.

구직급여 수급자 수도 역대 최대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구직급여 수급자는 71만1000명으로 전년 동월(48만6000명) 보다 46.3%(22만5000명)이 늘어났다. 지난 3월 구직급여 수급자가 60만명을 넘어선 데 이어 구직급여를 받는 인원이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다. 1인당 평균 수급액은 156만1000원이다.

구직급여 신규 신청은 주로 △제조업(2만1900명) △건설업(1만3500명) △도·소매(1만3000명) △사업서비스(1만600명) 등 코로나19 피해가 큰 업종에 몰렸다.



정부는 구직급여 신규 신청자가 급증하자 예산규모를 확대했다. 올해 본 예산에는 9조5158억원을 반영했으나 이번 3차 추가경정예산에 3조 3938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올해 구직급여 예산은 총 12조 9096억원에 달한다. 정부가 추산한 실업자 수는 185만6000명이다.

지난달 고용보험 가입자수는 1387만1000명으로, 전년 동월(1368만7000명) 대비 18만4000명(1.3%) 증가했다. 코로나19가 본격화한 3월 이후 처음으로 증가폭이 확대하는 모양새다. 다만 고용보험 가입자수 증가폭은 지난해 같은달에는 50만명대를 넘어섰으나 현재는 10만명대로 주저앉은 상태다.

권 실장은 “고용보험 가입자수 증가 폭이 계속 줄어들다가 멈춘 상태라고 본다. 다만 3월 이전수준이나 지난해 수준을 회복한 것은 아니고, 저점을 확인한 정도라고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국내 산업의 중추인 제조업 고용보험 가입자수 감소가 계속 돼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제조업 고용보험 가입자수 감소는 지난해 9월부터 10개월째다.

전체 제조업 고용보험 가입자수는 352만1000명으로 전년 동월(358만명) 대비 5만9000명(1.6%) 줄었다. 제조업 감소폭은 1998년 통계 작성 이래 최대다. 게다가 감소폭은 점차 확대하고 있다. 감소 폭이 3월 3만1000명, 4월 4만명, 5월 5만4000명으로 매월 늘어나는 모양새다. 제조업중에서도 전자통신(1만2300명), 기계장비(5900명), 자동차(1만명), 금속가공(6800명) 등이 전년 동월 대비 감소했다.

제조업의 고용상황은 단기간 회복이 어려울 전망이다. 권 실장은 “제조업은 업황 부진으로 지난해 9월 감소로 전환된 이후에 10개월 연속 감소하고 있다”며 “여기에 코로나19 충격까지 가중이 되면서 소비·생산·수출 모두 크게 위축, 취업자 감소폭이 확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외 무역의존도가 높은 우리 여건상에서 제조업 상황은 향후 주요 국가들의 코로나19 추이와 글로벌 공급망 회복 속도 등의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비스업의 가입자는 949만4000명으로, 전년 동월(926만7000명) 대비 22만7000명(2.5%) 늘었다. 지난달에 비해 증가폭이 개선되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 같은달 50만명대의 증가세를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교육서비스(1만8000명), 공공행정(5만1000명), 보건복지(10만8000명) 등이 전년 동월 대비 증가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중단했던 정부의 직접 일자리 사업 등이 재개하면서 고용 상황도 개선됐다.

코로나19 사태에 따라 대면 접촉을 꺼리고, 사회적 거리두기가 이어져 도소매나 숙박음식점업은 여전히 어려운 상황이다. 숙박음식업 고용보험 가입자는 65만5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2000명(0.3%) 줄었다. 여행업체가 속한 사업지원서비스업은 고용보험 가입자가 111만4000명(지난해 6월)에서 109만7000명으로 1.6%(1만7000명) 감소했다.